수원시·제주도는 관련자 문책…거제시는 뚜렷한 대책 없어

▲ 거제시는 근로기록이 조직적으로 위조됐다고 밝혔음에도 민사소송 등 해당 민간위탁 주체를 문책하는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문인식 등으로 개선이 필요한 카드식 전자출입기록 시스템.

거제시가 민간위탁한 사회복지시설 위탁기관이 조직적으로 관장의 근무기록을 허위작성 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제시가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거제시는 지난 2010년 12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사회복지관을 위탁운영한 운영주체가 조직적으로 관장 근무기록을 허위로 작성했다고 밝혔다.

거제시가 경찰에 제출한 고발장에 따르면 당시 관장의 실제 출근일은 한 달에 7일도 되지 않았다. 그래도 출·퇴근 기록에 따른 임금이 지급됐으므로 시민의 혈세를 부당하게 가로챈 셈이다. 또한 4대 보험료 등으로 나간 의료보험료 등의 환수 문제도 제기된다.

거제시의 문책 및 시스템 개선 필요

거제시는 지난 2월14일 검찰의 불기소 처분 이후 뚜렷한 대책을 아직까지 세우고 있지 않다.

이 사안의 거제시 법률대리인이었던 변호사는 "형사기소가 안 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충분히 설명했고 민사소송이 더 나은 방법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제시 관계자는 "민사소송을 하면 소송비용과 환수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하므로 실익이 있을지 판단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한편 비슷한 사안이 벌어졌던 경기 수원시와 제주도교육청은 관련자를 문책하고 출·퇴근 시스템을 개선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서울사무소에 근무하는 운전직원이 근무기록과 경비지출 내역이 부실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서울교육청에서 해당 직원이 파견근무하도록 개선했다. 수원시는 근무기록 허위기재로 인한 문제점에 대해 사과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잘못 집행된 수당을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시 "근무기록 허위작성으로 혈세 편취"

거제시 역시 사회복지관 근무기록이 조작됐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이를 처벌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있다.

거제시에 따르면 당시 관장은 사회복지관에 출근하지 않은 날에도 근무한 것처럼 보이고자 근무기록을 허위로 작성했다. 해당 복지관은 정문과 관장실 앞에 출·퇴근 카드인식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조사결과 관장이 출·퇴근했다고 기록된 시각을 보면 운영팀 직원의 출·퇴근 시각과 같거나 1~2분 차이만 나는 날이 많았다.

심지어 관장 출·퇴근 기록 중에서 정문 출입구와 관장실이 같은 시각에 카드를 찍은 경우도 있었다. 건물 구조상 1층 출입구에서 관장실까지 거리가 떨어져 있으므로 동시에 출근카드를 찍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거제시의 설명이다.

더구나 출장기록에는 관장이 관외출장을 떠났다고 돼있는 날에 출·퇴근 기록에는 출입카드가 찍힌 경우도 있었다고 거제시는 밝혔다. 거제시가 제출한 언론 보도내용을 보면 해당 관장이 복지관에 출근했다고 카드를 찍은 날에 서울에서 열린 비업무성 행사에 참석했다는 기사가 수두룩하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관장은 복지관장 재직 시절에도 서울에서 특정 종교의 종책특보로 일했다. 복수의 언론사가 총책특보단 월례회, 종단 총무원장 선거, 각종 행사에 해당 관장이 참석했다고 보도했으며 관장의 인터뷰도 실었다.

경찰 "업무 외 관외출장 숨기려는 목적"

이에 따라 거제경찰서는 해당 관장이 근로기록을 위조했다고 보고 "업무 외 관외출장을 숨길 목적으로 복지관 출·퇴근 카드인식 시스템에 허위의 출·퇴근 기록을 등록했다"는 기소 의견서를 제출했다.

또 "2014년 3월18일 복지관 1차 운영위원회 개최결과 보고의 건, 그리고 거제상문고 재능기부 협약서 등에 있는 관장 서명란의 필체가 한눈에 보아도 제각각이라 관외출장을 숨기려는 목적의 위조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2월14일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해당 관장이 잘못을 저질렀다는 거제시와 경찰의 견해를 따르더라도 사전자기록등위작이라는 형사적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형법상 사전자기록등위작으로 처벌하는 경우는 의료진료기록이나 항공권 등에 국한되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근무기록 허위작성에 대해 당시 관장은 "표적감사를 하기 위해 물의하게 제시된 자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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