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치남 재부 거제향인회장

"대통령을 두 명이나 탄생시킨 역사적인 도시 거제가 고향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자부심을 갖고 살고 있는 재부 25만 향인들이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향인회가 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해 나가겠습니다."

제17대 재부 거제향인회장을 맡은 옥치남(70) 회장은 40·50대 향인들의 무관심을 해소하기 위해 장학회 설립에 나서는 등 향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향인회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옥 회장은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인간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라며 "지금 당장 살기에 바빠 여력이 없지만 언젠가 한 번쯤 찾아봤을 때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 얼마나 기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겠는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향인들의 사랑방을 잘 지켜나가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옥 회장은 향인회 운영과 관련 혁신적인 사업을 이끌어내기 보다는 당면한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젊은 향인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사단법인 형태의 장학회 설립을 준비 중이며 이와 별도로 올해 처음으로 중·고·대학생 자녀들에게 장학금(3025만원)을 지급했다. 또 향인회 본부와 읍면 향인회의 유대 강화를 위해 보조금(연 1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격년제로 시행하고 있는 체육대회와 산행대회, 골프대회를 통해 향인들의 단합과 화합을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향 거제와 관련 향인들이 궁금해 하는 다양한 소식과 동정을 전하기 위해 현재 SNS(소셜네트워크)을 활용하고 있지만 이에 익숙하지 못한 향인들을 위해 자체 소식지 창간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향인회가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는 재원마련에 큰 보탬이 되고 있는 향인회관 임대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보수·보강에 더욱 신경 쓰는 동시에 고향과 관련한 다양한 자료를 비치해 향인들이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피력했다.

옥 회장은 나라를 떠나 보면 모두 애국자가 되듯이 고향을 떠난 사람도 애향인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거제(巨濟)라는 지명의 유래처럼 크게 나라를 구한 것은 이미 임진왜란과 한국전쟁을 통해 역사적으로도 증명됐다"며 "이젠 자연을 파괴하는 개발사업 보다는 신라시대 상군(裳郡)이라는 지명에 걸 맞는 해양관광도시 거제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700백리의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자연경관과 풍부한 어족자원을 바탕으로 휴양도시를 만들어나가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거제가 지속적인 성장발전과 살기 좋은 도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도시로 가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보존지역과 개발지역을 명확하게 구분해 도시 계획을 먼 미래를 보고 꼼꼼하게 수립해 장기간에 걸쳐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휴양관광도시 거제는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거제하면 금방 떠오르는 특성을 갖춘 건축물 또는 장애인과 노인들도 쉽게 찾아 즐길 수 있는 체험시설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통령 별장이 있는 저도를 거제시가 관리하게 되면 청소년 휴식공간으로 조성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거제를 찾는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전선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옥 회장은 "25만 향인들이 잊혀져가는 고향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살아 움직이는 향인회를 만들어 '문-뒤야·누부야·성님아·동숭아·무우라' 등 구수한 거제 사투리가 정겹게 흘러넘치는 사랑방으로 만들겠다"고 재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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