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공사만 174억7000만원…주민들 "물이 깨끗해야 관광객 오지"
서일준 부시장 "하수처리시설비 확보 위해 최선을 다할 것"

연초면 주민숙원사업인 연초천 고향의 강 사업이 준공 한 달을 앞두고 하천 정화시설이 구축돼 있지 않아 문제가 제기됐다.

자연재해 사전예방만큼 강조됐던 자연친화적 친수 공간으로서 연초천이 역할을 제대로 해내려면 하수처리시설부터 우선 구축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거제시 하수처리과에 따르면 연초천 고향의 강 조성사업의 시작점인 연초면 죽토마을은 아직 중앙하수처리시설과 하수관로가 연결돼 있지 않다.

일부 하수관로는 묻었지만 가정에까지 연결공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죽토마을 주민들 대부분이 개인하수처리시설을 통해 정화해서 연초천으로 내보내진다. 개인하수처리시설의 정화점검은 매년 채 10%가 안 되는 실정이다.

연초면민 옥모씨(66)는 "각자가 하수처리를 잘 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여름철이 되면 특히 악취가 심해지는 연초천을 보면 개인하수처리시설 일부에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몇달 간 마을주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면서 관로공사를 했으면 연결을 서둘러야지, 예산도 다 확보 안 됐으면서 땅부터 판 거냐"며 언성을 높였다.

그는 "고향의 강이라 하면 대부분 이전에 '도랑 치고 가재 잡았던' 그때를 떠올린다"며 "몇 백억을 들여 고향의 강 이름만 잘 붙였지 토목공사만 하면 관광객이 절로 모인다는 생각은 정형화된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거제시 지역개발과는 일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연초천 고향의 강 조성사업을 추진했던 지난 2011년 사업과 연계된 하수처리시설도 함께 진행되기로 계획을 잡았기 때문이다.

마을이 발전함에 따라 가계 수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자연 정화와 개인하수처리시설만으로는 고향의 강 사업을 진행할 수 없음을 미리 알고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급변한 지역경제에 따른 세수절벽 상황이다. 하수처리시설 용량과 수요가 많은 곳부터 예산을 책정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동 지역부터 예산이 투입됐고 면 지역인 연초면은 나중 순위로 밀려난 것이다.

이에 대해 서일준 부시장은 "현재 거제시에 하수처리시설이 완비되려면 2000억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한 걸로 조사되고 있다"며 "경상남도와 정부에 지속적으로 하수처리시설 예산 필요성을 설파하고 있고 연초면도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는 상태이기에 조속히 예산을 확보해 처리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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