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진 칼럼위원

▲ 김형진 서울아동병원 원장

여름 휴가철을 맞아 야외 활동이 많은 요즘, 햇빛에 과도하게 노출됐을 때 피부에 염증반응과  붉고 따가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일광화상이라고 한다. 강한 자외선에 많이 노출되는 여름에 주로 발생하고 구릿빛 피부로 선탠을 즐기는 젊은 층과, 야외작업이 많은 직장인이 자외선 차단을 하지 못했을 때에도 일광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A·B·C 세 종류로 분류하는데, 자외선 C는 지구에 도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일광화상을 유발하는 파장은 주로 자외선 A·B 로 자외선 A가 피부를 붉게 만드는 능력이 자외선 B에 비해 1/1000 밖에 되지 않지만, 햇빛 속에는 자외선 A가 B보다 10~100배 정도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자외선이 피부에 도달하면 직접 혈관벽에 작용하기도 하고, 대부분은 피부세포에 흡수되어 히스타·프로스타글란딘 등의 염증물질이 분비되도록 자극해, 이 염증 물질은 혈관벽의 투과성을 증가시켜 염증세포가 혈관에서 피부조직으로 이동해 홍반·열감·통증·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일광화상은 햇빛 노출 4~6시간 후에 발생하기 시작하고 12~24시간 즈음 최고에 도달해 햇빛을 받은 부위가 붉어지고, 피부가 부풀어 오르며 열기가 지속돼 화끈거리거나 가려운 느낌이 들고, 심하면 물집이 생긴 후 표피가 벗겨진다.

아주 심하면 오한·발열·오심 등의 전신증상이 생기기도 하고 증상은 최소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의 정도는 노출된 자외선의 강도가 높고 노출시간이 길수록 심해지고 피부가 흰 사람일수록 일광화상을 입기 쉽다.

일광화상의 진단방법으로는 특별한 것이 없으며, 증상이 발생한 부위와 햇빛에 노출된 병력을 종합하여 임상적으로 진단한다.

가벼운 일광화상이라면 특별한 검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전신에 광범위하게 발생해 피부가 벗겨지는 정도라면 전해질과 수분의 균형을 평가하는 혈액검사가 필요할 수 있고 벗겨진 피부에 이차적으로 감염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감염 관련 혈액검사, 세균배양검사가 필요하고. 증상이 일광화상과 전형적이지 않은 경우 조직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다.

일광화상의 치료는 통증을 경감시켜 주는 대증요법으로 얼음찜질·샤워 등으로 차갑게 해주거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되는데,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줄여주는 데 효과적이다.

증상 초기에 스테로이드제를 경구 복용하면 염증을 억제하고 염증지속 기간을 단축시켜 줄 수 있으나 스테로이드제의 사용 및 치료에 대해서는 전문의와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만약 일광화상을 입었다면 냉찜질로 증상을 완화시키고, 물집이 생겼을 경우 깨끗하게 관리하고 억지로 터트리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소독된 바늘로 살짝 터뜨려서 진물을 빼내고 항생제 연고를 도포해 2차적인 감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한다.

가벼운 일광화상은 증상이 모두 낫기까지 약 1주일이 걸리고, 광범위하게 피부가 벗겨지는 경우에는 수주 이상 통증이 지속될 수 있고, 이미 만성광선피부염·습진·단순포진 피부염·루푸스 등을 앓고 있던 환자는 피부병변이 더 악화될 수 있다.

피부가 벗겨졌을 때 관리를 소홀히 하면 2차적으로 피부감염이 발생하고, 벗겨진 정도가 온몸에 걸쳐 광범위하면 탈수·전해질불균형이 동반될 가능성이 많아 햇빛에 지속적으로 장기간 노출되면 피부의 광노화가 빨리 진행돼 주름이 증가하고 탄력이 감소한다.

따라서 하루 중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가 태양광선이 가장 강하므로 야외활동을 삼가야 하고 자외선 차단지수(SPF)가 높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거나, 챙이 넓은 모자, 양산 등으로 피부를 최대한 보호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햇빛에 노출되기 20분 전에 충분히 많은 양을 도포하고 2~3시간마다 덧바르는 것이 좋다. 땀이 많이 나거나 수영·해수욕 등의 활동을 할 때에는 워터프루프 형으로 물에 잘 씻기지 않는 제품을 바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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