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습한 공기로 지칠 대로 지친 피곤한 몸을 이끌고 퇴근길에 나선 김지영(38)씨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을 들어서다가 갑자기 뛰어오는 강아지를 칠 뻔 해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차에서 내렸다.

혹 강아지가 다치지는 않았는지 살펴보기 위해 주위를 살피던 김씨는 기겁했다. 지하 주차장에 덩치가 제법 큰 강아지 서넛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고 심지어 강아지 한 마리는 자신을 발견하고 꼬리를 흔들며 다가와 무서워서 차에 숨었다.

어릴 때 개에 물린 경험이 있어 강아지를 무서워 하는 김씨는 주차장에서 당한 급작스러운 일이 신경이 쓰여 다음날 관리사무소에 문의했다. 지하주차장에 강아지들이 돌아다녀 야간에 혹 주의하지 않으면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적당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요청했다.

김씨의 요청에 관리사무소 직원은 올해 초부터 동네 유기견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아파트에 살든 주민이 버린 강아지도 있고 외부에서 들어온 강아지도 있는데 이들이 한데 어울려 새끼를 낳아 그 숫자가 대략 10여 마리가 넘는다고 한다.

또 지난 장맛비에 일부가 비를 피해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터를 잡은 뒤 장마가 끝난 뒤 무더위를 피해 지하주차장으로 들어 온 것 같다며 아내도 다시 들어와 자신들도 골칫거리라고 토로했다.

또 불쌍하다고 먹을 것을 주는 일부 주민들 때문에 고양이는 아예 지하 주차장이 자신들의 집으로 인식하고 주차 차량 밑에서 지낸다고 한다.

주민들의 민원으로 관리사무소는 동물보호소나 유기견 센터에 연락도 해보았지만 동물 안락사가 인정되지 않아 이젠 보호소에서도 수용 한계에 도달해 어쩔 수가 없는 실정이라는 말에 해결방안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우리 사회가 핵가족을 지나 이젠 나홀로 사는 '혼족'이 늘어나 반려견과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이들이 키우다 버린 애완동물이 유기견이 되고 유기묘가 되어 사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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