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행보 말바꾸기 논란, 거제민주당 입당 반대 때문…입당가능성 지역정가 설왕설래

권민호 거제시장이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경남도지사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거제지역 민주당 인사들의 입당 반대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권 시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에 입당해 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서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문 대통령의 부친과 자신의 장인이 한국전쟁 때 흥남철수 작전에서 함께 피난한 인연이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권 시장이 지난 3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민선 6기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은 조금 다르다. 그때는 "대선 때 민주당 입당 요구가 있었다.

현직 시장이기에 가볍게 입당하기는 어렵다. 민주당 영입 케이스로 입당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입당을 자처하지는 않겠다"고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런가하면 지난 3월 23일 본지 인터뷰에서는 "시장 3선에 도전할 수도 있다"고 말해 지역정가에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요즘 정치상황은 1년 후 예측이 어려운데, 그때 가서 내가 경쟁력이 있다면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 8년을 이끌어간 성과물을 더 이어갈 필요가 있다면 3선을 갈 수도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권 시장이 말을 자꾸 바꾸는 원인으로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의 입당 반대 움직임을 지목한다.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는 권 시장의 입당설이 불거지자 지난 6월부터 입당을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는 지난 6월 12일 고현동 거제시공공청사에서 운영위원회를 갖고 권 시장의 입당은 당의 가치와 정신을 훼손하게 되므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7년간 시정을 이끌면서 보여준 여러 가지 의혹과 서민 정서에 반하는 시정을 고려하면 민주당 입당은 맞지 않다"며 "권 시장이 입당원서를 내면 경남도당에 당원자격심사위원회 개최를 요구하고 반대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 13일에는 입당 반대 성명서를 내고 권 시장을 척결해야할 '적폐 세력'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지난 7년간의 시정에 대한 여론은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각종 의혹으로 시민사회단체들이 검찰고발을 준비하는 등 시민 여론 또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가 입당을 결사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권 시장이 가려는 길이 시장 3선 도전에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현직인 권 시장이 입당에 성공할 경우 차기 시장 공천에 나서면 기존 민주당 시장 후보군 인사들에게 강력한 경쟁상대가 된다. 마찬가지로, 권 시장도 속내는 시장 출마가 우선이지만 도지사 도전을 공언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권 시장은 지난 6일 본지 인터뷰에서 "내가 입당한다고 하지도 않았는데 그분(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들이 너무 긴장하는 것 같다. 그분들은 도지사에 나가려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들의 기득권이 훼손될 우려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권 시장의 이어지는 발언에 대해 거제지역 문사모(문재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은 31일 오늘 서울 중앙당을 방문해 입당 반대의 뜻을 전하고 국회와 청와대, 광화문 앞에서 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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