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1]거제미래위해 바뀌어야 할 것들-경제/산업

최근 대구공항의 이전 규모가 김해공항 확장 규모보다 더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산 가덕도에 신공항을 다시 추진하자는 주장이 거제에서도 힘을 얻고 있다.

동남권 허브공항은 24시간 운영이 필수다. 지난해 정부가 결정한 김해국제공항 확장안은 24시간 운영이 불가능해 반쪽짜리 허브공항에 그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도심에 가까운 김해공항은 항공기 소음이 심해 운항시간을 1시간 늘리기가 어렵다. 또 신설 예정인 활주로 길이가 3.2㎞에 불과해 초대형 항공기 이착륙이 어렵다.

부산경제권에 속한 거제, 행정구역도 부산 가야

일각에서는 거가대교 개통 이후 실질적으로 부산 광역경제권에 포함된 거제가 부산광역시에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거제가 행정구역상 경남에 속해 있지만 가덕 신공항 문제에서와 같이 부산과 뜻을 같이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거제상공회의소 원경희 회장은 "경남은 지역이 넓어서 부산과 달리 의견이 잘 모아지지 않는다. 가덕 신공항 재추진은 거제가 부산이랑 함께 뜻을 모아서 가야 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부산광역시 기장군은 광역도시권에 편입해 지역발전에 탄력을 받은 대표적인 사례다. 기장군은 지난 1995년 직할시가 광역시로 개편되면서 부산광역시로 편입됐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대구광역시 달성군, 울산광역시 울주군 등이 광역도시권으로 들어갔다.

현재 기장군은 인구 15만명을 돌파해 20대 국회에서 단독 선거구를 구성했다. 정관신도시와 동부산관광단지 개발 등으로 부산 강서구보다 발전 속도가 빠르다. 이밖에 달성군은 인구 22만 5000명, 울주군은 21만 8000여명으로 해당 지역에서 지역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서울-거제 KTX로 부산 광역교통망에 연결

통일 대한민국 시대가 열리게 되면 유라시아 대륙으로 가는 실크로드가 될 남부내륙철도 사업 역시 거제가 부산광역경제권에 속해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이 사업은 경북 김천에서 진주-고성-통영을 거쳐 거제까지 고속화철도 건설을 골자로 한다. 김천 북쪽으로는 고속화철도가 깔려 있으므로 남부내륙철도가 생기면 서울에서 거제까지 2시간 40분대에 도달할 수 있다.

남부내륙철도 사업은 부산광역시와 거제가 거가대교로 연결된 상황에서 거제지역이 부산광역교통망의 중간기착지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구나 통일이 이뤄지면 거제가 한반도 동남권에서 유라시아 대륙으로 나아가는 기점이 된다. 만약 미래에 한일 해저터널이 지어진다면 거제가 갖는 전략적 중요성은 한층 더 커진다.

거제가 남부내륙철도의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가 남부내륙철도의 명칭을 '서울-거제간 KTX'으로 못 박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남부내륙철도라는 이름은 특정 지역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인식을 주지만 서울-거제간 KTX라고 하면 국가 기간교통망 확충사업이라는 점을 전 국민에게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업 명칭에 거제가 기점임을 명확히 하는 효과도 있다.

부산 광역도시권 편입으로 금융허브 발돋움

서울-거제간 KTX 사업이 가덕도 신공항과 함께 성사된다면 이미 부산광역경제권에 포함된 거제가 부산신항만과 더불어 명실상부한 U자형 복합교통망의 중심에 서게 돼 국가기간교통망의 허브 기능이 가능하다.

여기에다 거제가 행정구역 상으로도 부산광역시에 편입되면 인구 1000만에 달하는 거대한 연담도시권이 형성돼 이른바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가 만들어지게 된다.

행정구역상 부산광역시 편입에 대해서는 지역사회의 합의가 필요한 만큼 거제발전위원회를 결성해 시민의 뜻을 모은 다음 국토교통부에 건의하는 방법이 유력하다.

거제가 부산경제권 광역교통망의 중심이 되면 자연스럽게 조선산업 다각화와 체류형 관광산업이 가능해져 조선도시에서 명실상부한 해양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된다.

또 싱가포르처럼 동북아 금융허브로의 발전상도 기대된다. 싱가포르가 금융 중심지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먼저 물류허브가 됐기 때문이다. 부산시가 오래 전부터 금융산업을 육성한다고 했지만 동남권의 물류·교통망이 아직 완전하지 않은 탓에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조선업 '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세계 조선산업 업황이 회복되고 있고 거제지역 양대 조선소의 수주량이 올해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일감에 반영되기까지는 1년 반에서 2년까지 걸린다. 당분간 고통을 더 견뎌야 하고, 동시에 다음에 올 호황기를 대비해야 하는 엄중한 시기다.

거제 조선업은 세계 최고의 인재와 기술력을 가졌기에 희망이 있다. 선진 시장보다 고성장하는 중국은 아직까지 최고의 인재가 조선산업으로 오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한국 대형업체 및 협력업체까지 참여하는 통합 싱크탱크를 정부가 주도해서 만들어야 인재유출을 막고 다음 호황기를 위한 힘을 비축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중소 업체가 폐업한 해안지역에 부품단지 벨트를 구축한 다음, 앞으로 갖춰질 가덕신공항 등 물류·교통망을 이용해 조선도시에서 해양도시로, 해양도시에서 금융 등을 갖춘 지식산업 도시로 가자는 것이다.

삼성중공업 커뮤니케이션팀 김부경 전무는 "기존에 우리가 생각하는 조선산업의 관점에서는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이전 호황기만큼 물량이 나오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더 높이 도약하려면 환부를 과감하게 도려내는 결단이 필요하다. 그래야 몸 전체의 기력을 회복하고 다음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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