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업체들 분양인기광고, 실상과 전혀 달라

거제지역 조선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아파트 분양허가를 받아놓고도 착공을 포기하거나 무리한 홍보·마케팅을 벌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A아파트는 분양대금의 10%만 계약금으로 내면 중도금을 받지 않고 입주할 때 나머지를 내도록 하는 이례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이렇게 하면 분양하는 쪽에서 금융비용의 부담이 커지지만 이를 분양 대행사가 감수하기로 했다.

아파트 분양을 맡은 대행사가 이렇게 파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이유는 한 마디로 분양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분양 개시 후 1년이 넘도록 분양률 50%를 달성하지 못하는 아파트들이 더러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거제시는 거제지역 미분양 아파트가 1494세대에 이른다는 자료를 발표하기도 했다. 아파트 분양업체마다 대외적으로는 분양이 잘 되고 있다고 선전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한 아파트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다들 유명한 아파트 브랜드를 내걸었지만 실제 사업시행사는 지역의 군소업체가 많다. 아파트 분양 하나에 사운을 걸었으니 무리한 홍보를 하게 된다"며 "미분양 상태로 입주가 시작되면 입주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관리비 등 운영문제도 심각해진다. 그래서 분양대행사가 바뀌기도 하고 우리도 전시체제라는 각오로 뛰고 있다"고 털어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분양계약을 하고도 포기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3000~4000만원까지 이른바 '마이너스 피'가 형성되고 있다. 통상 계약금이 2500~3000만원이고 이자포함 중도금이 1000만원 정도라고 보면 그간 낸 4000만원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입주를 거절하는 이들이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거지지역에서 아파트 분양허가를 받고 착공을 미루고 있는 곳이 10곳 5109세대에 달한다. 현재 2018년 상반기까지 14개 단지 8602세대 공급물량이 예정돼 있어 도저히 뒤를 이어 착공할 타산이 나오지 않아서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거제지역에서 부동산 가격의 하락세가 유지될 전망이므로 투자 목적이 아닌 실입주 수요자들은 향후 2~3년이 아파트 구입의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거제시지회 손진일 회장은 "이제 거제경기는 바닥을 쳤다는 시각이 있지만 문제는 입주물량이 많다는 점이다. 요즘 1000세대만 입주해도 시장이 받쳐주지 못하고 힘든데 8000세대가 들어오면 당분간 가격 회복은 어렵다"며 "하지만 아파트값이 떨어져 수년간 착공이 없었던 이후에는 항상 가격 폭등이 일어났다. 실수요자에게는 앞으로 2~3년이 구입 적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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