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으로 잠을 청하기 힘든 요즘, 무더위 보다 짜증나는 개 짖는 소리에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는 정상현씨.

정씨는 조선소 일이 주야 구분 없이 진행될 때는 잠을 잘 자야 다음날 일을 할 수 있는데 지금 사는 동네에서 밤이고 낮이고 개 짖는 소리에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호소한다.

언제부터인지 잘 모르지만 동네 야산에 개 사육장이 생기고 그곳에서 기르는 십여 마리의 개들이 짖는 소음에 대해 처음에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 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개 짖는 소리가 커지고 시간도 길어져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제기했다. 관리소장은 3년 전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져 주민센터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개 사육시설이 공동주택 보다 먼저 생겨서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씨는 공무원의 답변을 이해할 수 없어 직접 문의해 봤다. 그러나 역시 소규모의 개 사육시설이 환경오염이나 축산 폐수 방류 등 실질적인 위반 사항이 없을 때는 따로 제제를 가할 수 있는 법이 없어 지금 어떠한 행정 조치를 내리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민원이 여러 차례 다수의 공동 민원이면 고려해 볼 수도 있지만 지금 이 문제에 대해 민원을 제기한 사람이 없어 한 사람의 의견으로는 행정 조치를 논의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고 난색을 표명했다.

정 씨는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이고 온 자신이 이상한 사람인가"라고 반문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은 공동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 주민이 소음으로 숙면이 어려워 하소연해도 제제할 법이 없다는 것이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법은 언제나 사회를 앞서가지 못한다는 말이 새삼 느껴졌다고 한다. 정 씨는 이제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는 말이 실감 난다며 정말 그런 방법 밖에 없는지 한숨만 나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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