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세력 입당 반대" vs "내 부정 밝혀지면 자결"

내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입당설이 불거졌던 권민호 시장의 정치적 행보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3일 취임 3주년 언론인 간담회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거제시장 3선에 나가지 않고 경남도지사에 도전하겠다"고 말한 권 시장을 6일 다시 만났다.

그는 지난 4월 시장 3선에 나갈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이제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현재 민주당 거제시지역위원회 상당수 인사들은 권 시장을 '적폐세력'으로 몰아붙이며 입당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권 시장 "난 청렴한 사람, 부패 공직자 아냐"

먼저 권 시장은 본인이 청렴한 공직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전 민선시장들이 부정부패로 잡혀가니 나도 그럴 것이라고 음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치 내가 부정을 저지르는 사람으로 비춰지는 이러한 오해가 요즘 가장 힘든 부분"이라며 "나는 취임 직후부터 고강도 부정척결에 나선 사람이다. 가족의 결혼식조차 조용히 치를 정도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한 푼이라도 뇌물을 받았다는 것이 밝혀지면 거제시민 앞에서 자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권 시장은 도지사직에 도전할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에 가더라도 시장·국회의원 공천경쟁을 할 일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내가 입당한다고 하지도 않았는데 그분들이 너무 긴장하는 것 같다. 그분들은 도지사에 나가가려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라며 "그들의 기득권이 훼손될 우려는 전혀 없다. 만약 그러한 경우가 된다면 차라리 입당을 안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듯 부딪힐 일이 없으니 만약 민주당에 가더라도 서로 어려움이 있으면 힘을 보태고 도우면 된다"고 덧붙였다.

지역정가 "도지사 하려면 한국당 탈당 필요 없었어"

지역 정가에서는 권 시장이 정말로 도지사에 도전할 생각이었다면 자유한국당을 탈당할 필요가 없었다는 해석이다.

지난 대선에서 거제를 포함한 '낙동강 벨트'에서 민주당이 선전했지만 서부 경남에서는 한국당의 지지세가 굳건했고 경남 전체적으로는 한국당이 승리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는 한국당이 해볼만하다는 얘기다.

반면 거제시장은 한국당이 불리한 판세다. 이대로라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국당 시장 공천자는 자신의 정당 지지율보다 훨씬 높은 득표율을 올려야 당선할 수 있다. 지난 총선의 경우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치러졌지만 한국당이 고작 730표 차이로 간신히 이겼을 정도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권 시장의 탈당에 대한 해석은 여전히 도지사보다는 시장이나 국회의원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

권 시장 "도지사의 길 사실 어렵지만…"

권 시장은 "도지사 도전이 쉬운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준비했으므로 어렵지만 도전해 보겠다. 어렵겠지만 당선 가능성 여부를 계산하지 않겠다. 어느 정당을 가겠다고 언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라며 "보수진영이 나라를 제대로 못 이끌고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기에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탈당한 것이지 다른 진영에서 시장을 하려는 뜻은 아니었다"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지역정가의 한 인사는 "국정농단 사태가 있기 전에도 한국당에서 권 시장이 쟁쟁한 주자들과 경쟁해 도지사 공천을 받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 그가 당적을 옮겨서 '굴러들어간 돌'이 되어 민주당 도지사 공천을 받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며 "한국당을 탈당했지만 거제지역 민주당에서 안 받으려고 하고, 또 자신이 이전에 한 말이 있으니까 일단 시장 출마설을 부인할 수밖에 없는 난처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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