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두철 칼럼위원

▲ 강두철 거제아동병원 원장

날씨가 더워서인지 몰라도 저녁 거리를 걷다보면 많은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시원한 맥주며 술을 마시는 것이 보인다.

더위와 스트레스를 맥주 한잔 들이키며 날려보내는 것도 낙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젊은 여성들의 취기어린 모습을 보면 가끔씩 신문이며 텔레비전에 소개되는 태아알콜증후군(FAS·fetal alcohol syndrome)이 떠올라 걱정이다.

알코올은 기형유발물질이며 태아에 노출됐을 때 다양한 문제를 일으켜 태아알콜스펙트럼장애(FASDs·Fetal alcohol spectrum disorders)로 불리는 질환을 유발한다.

이중 가장 심각한 유형을 태아알콜증후군(FAS)이라 한다. 태아알콜 증후군은 크게 얼굴의 기형·성장장애 그리고 특징적으로 중추신경계 이상을 일으켜 학습, 행동과 관련된 문제를 일으킨다. 이것을 자세히 보면 그림①과 같다.

즉 콧등이 낮고 코가 작으며 인중이 편평하다, 머리가 작고 광대쪽 얼굴부위가 작다, 윗입술이 얇고 하악이 덜 발달하는 등 특징적인 외모를 보인다.

그러나 외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추신경계 손상으로 인해 지적장애가 오며 미국의 경우 지적장애(정신지체)의 첫번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 알코올을 섭취하면 신경세포간의 신호전달을 저해하고 뇌의 해마부위의 손상을 가속화시켜 기억과 학습의 저해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경우 100명당 1명의 태아 알콜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고, 1000명중 0.5~2명의 아이가 태아 알코올증후군으로 진단받는다. 와인농장과 연관있는 아프리카의 어느 지역에서는 40.5~46.4명의 아이가 FAS로 진단 받는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아직 이와 관련된 정확한 통계가 없는 실정이다. 2010년 646명의 국내 산모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산모의 2/3는 임신 중에는 금주를 했으나 16.4%는 임신 중에도 술을 계속 마신 것으로 보고했으며 또한 1.7%는 임신 중에 폭음을 했다. 이러한 임신 중 음주의 위험인자로는 교육수준과 원하지 않는 임신과 관련이 많이 있었다.

이러한 데이터로 보면 우리나라도 외국의 경우와 비슷한 태아알콜증후군 아이들이 있을것으로 추정 할 수 있다. 과거 통계청 데이터를 보면 30대 이후의 인구보다 20~29세 인구의 음주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20대 여성이 잠재적인 임신중 음주인구로서 여성 본인과 아동의 건강 측면에서 사회적인 관심과 예방이 필요하다.

영국 보건당국은 기존 '임신한 여성은 주 1~2회, 한 두잔 이상은 마시면 안된다' 에서 '임신기간 동안 알콜섭취를 피하라'는 문구로 수정해 마실 수도 있다는 뉘앙스에서 포괄적인 권장사항으로 바꿨다. 태아알코올 증후군은 임신 시 술을 끊는 것만으로 예방이 되므로 한 번의 무절제로 아이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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