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종합사회복지관, 어르신 무료급식 폐지…옥포는 유지
무료로 많은 이들에게 베풀까 VS 유료로 질적 향상 꾀할까

▲ 거제종합사회복지관 공경식당이 유료로 변경될 예정으로 현재 공경식당은 운영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연말 공경식당을 찾은 어른실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거제신문DB

거제종합사회복지관(관장 이상영)이 어르신들을 위해 무료로 운영한 '공경식당'이 유료로 변경할 예정인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거제종합사회복지관의 공경식당 유료화 방침은 점심시간마다 무료로 제공되는 어르신들을 위한 식사가 질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에서부터 나왔다.

공경식당을 찾는 어르신들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예산은 증액이 안 되고 한정 돼 있어 질적으로 우수한 급식을 제공하기에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복지관 측은 공경식당을 찾는 어르신 모두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다보니 원래 취지와 달리 만65세 미만 시민들도 이곳을 찾는 경우가 많아 이용객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거제종합사회복지관의 접근성이 다소 좋지 않아 정말로 무료급식이 필요한 대상자가 오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간 거제시의회 총무사회위원회(위원장 김성갑)가 몇 차례 노인시설을 방문해 어르신들의 식단표 및 식단금액을 조사하게 되면서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총무사회위원 소속 의원들은 지난 13일 사회복지과, 지난 14일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을 대상으로 하는 행정사무감사에서 복지관 무료급식 운영 폐지에 대해 다양한 지적과 의견을 개진했다.

김성갑 위원장은 "희망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경로식당은 단가가 1000~2000원에 불과해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경로식당에 비해 급식의 질에서 차이가 난다"며 "어르신들에게 급식을 제공함에 있어서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 한 끼를 먹어도 제대로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식단가 표준을 정해서 복지관마다 동일한 식단가로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선별적 무료급식을 시행할 경우 어르신들 사이에서 역차별이 될 수 있어 우려를 표했다.

임수환 의원은 "선별적 무료급식을 시행할 때 역차별이 되지 않도록 제도보완이 필요하다"며 "무료급식 대상자의 식권과 식권구매자와의 차별이 없고 비밀이 유지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복지에 무료급식보다 질적인 향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한기수 의원은 "복지관이 밥만 먹는 데가 아닌데 거제종합복지관은 아침 이른 시각부터 늦은 오후까지 밥 냄새가 진동한다"며 "복지관이 더 이상 저소득층만 이용하는 곳이 아니라 노인 삶의 일부가 됐고 이용객들이 늘어나는 상황에 대해 노인복지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복희 의원은 "노인복지관 시설이 무료로 급식을 제공하는 것에 만족하면 안 된다"며 "지원이 필요하지 않는 어르신들은 급식을 유료화 하고 절감된 비용으로 노인의 삶이 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는 노인복지문화 조성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역 사회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들도 의견이 엇갈렸다. 김복래 어르신(74)은 "무료급식 운영보다 노인복지의 질 향상에 동의한다"며 "생활력이 평균 이상인 노인들도 경로식당에서 공짜 밥을 먹겠다고 하는데 실질적 도움이 필요로 한 세대에 복지혜택이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무료 경로식당 폐지에 찬성했다.

반면 김창규 어르신(69)은 "우리가 그동안 나라와 가정을 위해 얼마나 희생해왔는데 이 정도 혜택도 누리지 못한다면 국가와 시가 운영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라며 "젊은 사람들은 애만 낳아도 복지혜택이 많은데 왜 우리의 복지를 자꾸 뺏으려 하나"라고 되물었다.

한편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이사장 박동철)이 운영하는 거제종합사회복지관과 옥포종합사회복지관 중 거제종합사회복지관만 유료로 변경될 예정이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한 재단이 운영하는 복지관들의 방식이 다르면 무료급식 폐지를 반대하는 이들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거제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옥포복지관과 거제복지관을 찾는 인원에서부터 큰 차이가 있고 후원물품 내역도 옥포복지관이 현물이 많기 때문에 예산 지출과 수요 인원 등에서 차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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