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보건소 치매관리사업 들여다보니

▲ 거제시보건소가 지난 4월25일부터 총 10회에 걸쳐 경증 치매어르신을 대상으로 기억키움 교실을 열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웃음만큼 남는 장사가 없습니다. 몸의 가장 많은 근육을 쓰는 운동이 웃음이에요. 몸이 깨어나면 정신도 깨어납니다. 웃는 일은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지요. 방바닥에서 혼자서 포복절도할 수도 있고요, 다른 사람과 함께 웃으면 효과도 커집니다."

지난 13일 거제시보건소 소회의실에서는 경증 치매 어르신 20명을 대상으로 하는 기억키움교실이 열렸다. 지난 4월 25일 시작해 6월 27일까지 주1회 총 10회로 진행되는 기억키움교실 프로그램은 거제시보건소가 벌이는 중요한 치매관리사업의 하나다.

이날 참가한 어르신들은 뇌를 깨우는 웃음체조로 시작해 손가락체조와 웃음박수 등을 함께 배우며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문준우 웃음강사는 "어르신들이 웃으시니까 한 시간 전과 달리 얼굴에서 빛이 난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어르신들도 "선생님 덕분에 10년은 더 살겠어요"라고 화답했다.

치매관리 국가지원사업 확대 예정

거제시보건소 기억키움교실은 즐거움을 동반한 치매치료 및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냅킨아트공예, 다트던지기, 틀린 그림 찾아내기 같은 뇌세포 활동 자극 훈련을 제공한다.

거제시보건소 치매관리사업은 치매예방과 조기발견, 그리고 발견된 환자관리가 주된 활동이다. 거제시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노인이면 누구나 보건소에서 치매 조기검진을 받을 수 있다.

검진결과 인지력 저하현상이 발견되면 지역 협약병원으로 안내해 정밀검사를 받게 한다. 병원에 가게 되면 혈액검사와 뇌 영상촬영 등의 검사가 이뤄진다.

치매환자들에게는 대소변관리를 위한 기저귀 외 3종 간호용품이나 휠체어 보행기 등 보행보조용품, 조각퍼즐 같은 교구들을 지원한다. 거제시보건소 치매상담센터(055-639-6225, 6194)로 연락하면 치매환자와 가족에 대한 상담 및 교육안내를 받을 수 있다.

최근 정부는 치매를 중점적인 국가지원사업으로 삼고 관련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거제보건소 치매상담센터는 독립공간이 없고 상주 의료인력도 간호사 1명에 불과해 보다 많은 지원사업을 벌이지 못했다.

또 협약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을 때 2만3000원까지, 병원비는 8만원까지 금액지원이 가능해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정부 방침에 따라 시설 및 재정지원이 확대될 예정이다.

치매환자와 가족에 대한 따뜻한 관심 필요

기억을 끄집어내는 기능이 약해지면서 심하면 자아상실에 이르는 치매는 '철학적 죽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당사자와 가족에게 고통을 안겨준다.

한국이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65세 이상 노인 중 9%가 잠재적 환자일 만큼 치매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치매에 걸린 사람은 기억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전화통화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고 돈을 받은 사실을 몰라서 떼였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다른 사람으로 여기게 된다. 학계에서는 심지어 자신의 손자를 솥에 넣어 삶은 사건도 보고된 적이 있다.

한국뇌연구원 최영식 책임연구원은 "암의 경우 지난해 6개 치료제가 미국 식약청(FDA)의 승인을 받았을 정도로 진전이 있는 편이지만 치매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치매를 비롯한 뇌질환 연구와 환자 보호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