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건위 "재정상태 부실한 사업자에 사업승인한 거제시 무책임"
거제시 "민간사업자 시행사업에 행정조치는 한계가 있다"
사업자 측 "오는 9월 공사 재착수 들어갈 예정이다"

▲ 일운면 타운하우스 조성사업이 지난 2015년 12월에 착공한 이후 12%의 공정률만 보이며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산 중턱 절반이 파헤쳐지며 속살을 드러낸 상태로 관광거제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있다.

일운면 타운하우스 공사가 공정률 12%에서 멈춘 가운데 거제시에서 이미 공사착수된 현장에는 행정조치를 취하기 어렵다고 밝혀 논란이 제기됐다.

일운면 타운하우스 공사장 위치는 일운터널을 통과하면 정면으로 보인다. 야산의 허리 절반이 잘려나간 상태로 그 모습이 고스란히 노출된다.

지난 5일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조호현·이하 산건위)는 일운면 타운하우스 현장을 방문해 현재 공사 중지 된 상황과 추진계획을 거제시로부터 업무보고 받았다.

산건위 소속 의원들은 회사를 설립하고 사업승인이 나기까지는 6개월밖에 안 걸린 것에 비해 공사 공정률은 1년6개월 동안 겨우 12%밖에 되지 않은 점에 대해 질타가 쏟아졌다.

시행사인 미래개발(주)는 2015년 4월24일 사업승인이 나기 전인 2014년 9월에 회사를 설립했다. 시행사 성지개발(주)는 그보다 앞선 2012년 3월에 세웠다.

조호현 산건위원장은 "공사착공 1년6개월 만에 자금난으로 중지될 만큼 부실한 사업자에게 사업승인을 내린 것 자체가 행정이 안일하다는 근거"라며 비판했다.

조 위원장은 "행정에서 밝힌 날짜에 공사가 재착수되지 않을 때 어떤 행정조치를 취할 것인지 여러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봉 의원은 "지난 9월 해당 공사장에서 내려온 토사물이 일운면 전체의 배수로를 막아서 마을 곳곳이 침수되는 등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며 "자금난으로 어려움 겪는 시행사가 재해방지를 위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 시행사 미래개발(주)와 성지개발(주)가 조성중인 일운 타운하우스의 '풀하우스' 조감도. 이 조감도에 의하면 산 정상에 이르는 지역까지 주택단지가 들어설 계획이다.

최양희 의원은 "도시관리계획위원회에서는 무슨 생각으로 이 사업을 승인해줬는지 모르겠다"며 "일부 지역은 분양까지 진행이 됐는데 거제시민만 고스란히 피해 입는 것 아니냐"라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시 건축과 관계자는 "시행사와 시공사 간의 공사대금 문제로 현재 공사가 중지된 상태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대금 정산이 되면 9월께부터 공사는 정상화된다고 시행사 측으로부터 확답받았다"며 "공사 중지로 인한 관리소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우수기를 대비해 배수로 정비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거제시는 9월에 공사가 재개되지 않을 경우에 대한 대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시민들은 산건위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거 아니냐며 울분을 토로했다.

일운면민 A씨(55)는 "이 사업이 승인날 때 의회는 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했나"라며 "이제 와서 원상복구도 할 수 없고 사업이 완공되기까지 가슴 졸이며 기다려야 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운면민들이 껴안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일운면민 B씨(47)는 "행정에서 처치곤란으로 남겨둔다면 의회에서 강하게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며 "거제시 관광지 초입인 일운면에 몇 년 동안 이 상태로 내버려두는 것은 정말 말뿐인 관광거제라는 걸 보여주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사업장의 관리부장 C씨는 "일시적으로 공사가 중지됐을 뿐 완전히 정지된 상태가 아니고 내부 문제가 해결되면 곧 공사가 시작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반면 산건위는 "현 사업시행자가 사업진행이 더는 힘들다고 판단이 되면 원상복구명령 등을 행정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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