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늦은 봄, 해가 길어져 야간 자율학습이 시작 되어도 하늘에는 해가 떠있다. 날씨가 풀리고 두꺼운 조끼를 입은 옥포고 학생들의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옥포고등학교(교장 김금룡)는 지난달 22일 하복착용을 허용했다. 월요일 등굣날, 학생들은 분홍색 셔츠와 회색치마 그리고 분홍색 셔츠와 회색바지를 입고 학교로 향했다.

옥포고는 교복이 예쁘기로 유명하다. 동복은 깔끔한 하얀 조끼와 베이지 치마가 조화롭게 예쁘고, 하복은 독특한 핑크와 회색 치마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특히 하복은 셔츠의 하얀색이 만화 세일러문의 세일러복을 연상케 한다. 한층 밝아진 교복 색에 학생들 얼굴도 더 밝아진 듯하다.

하지만 옥포고 하복을 처음 입은 신입생들에게 여러 단점도 들려온다.

여학생들은 "하복치마는 주름이 많아 펄럭여 바람이 불 때 신경쓰인다"고 했다. 하지만 동복치마를 입을 때보다는 다리가 더 자유로워서 계단을 오르거나 아빠다리를 할 때에 편하다고 했다.

남학생들에게는 하복이 분홍색이라 다른 학교 친구들이 '핑크성소수자'라는 놀림을 받곤 한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분홍색은 여자색, 파랑색은 남자색이라고 인식돼진 것의 영향으로 보인다. 학생들은 성차별적 생각을 버리고 색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

하복을 입은 만큼 교복도 가벼워지고 몸도 홀가분해졌다. 그래도 마음만큼은 1차고사의 여운을 잊지 않은 채 2차 고사를 준비할 수 있는 들뜨지 않고 꽉 잠긴 셔츠처럼 무게감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이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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