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미래발전연구소 김해연 이사장

Q. 요즘 근황은 어떤가
= 회사 다닌다. 회사에 복귀했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대외활동은 퇴근 후나 주말에 한다. 오늘은 연차휴가를 썼다. 마지막 연차다. 선거운동 한다고 다 쓰고 하나 남아있었다.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선거운동을 부지런히 했다. 한때 조선근로자들에게 민주당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는데 많이 완화됐음을 느꼈다.

Q. 경남미래발전연구소 이사장으로 있는데 어떤 일을 주로 하나
= 조선 및 관광산업을 연구하고, 토론회를 주최하거나 다른 토론회에 참여하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지역 관광협의회 토론회에 참석했다. 거제지역은 아직 토론문화가 성숙하지 않아서 이를 정착시키고자 노력한다. 토론은 시험답안 맞추듯이 옳고 그름을 찾는 것이 아니라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토론에서 서로 좋은 말만 하고 끝내거나, 서로 자신만이 옳다고 우기면 끝나서도 앙금이 남는다.

선거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정책토론을 벌이고, 결과가 나왔을 때 승자가 먼저 손을 내밀어주면 패자는 승복하게 돼있다. 이번에 바뀐 정부를 보면 건강한 토론을 하고 패자의 정책과 사람을 다 포용한다. 그래서 지지율이 87%까지 올라갔다. 이 지지율은 한동안 유지된다고 본다.

Q.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선택했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나
= 입당 전에 교감이 있었던 것은 맞다. 내가 노동운동할 때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를 해줬다. 도의원 할 때도 봉하마을에서 계속 교류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문 대통령의 공약을 만들 때 거제시민을 위해서 저도 반환과 조선산업 세계박람회(엑스포·EXPO)를 꼭 넣어달라고 했다. 엑스포는 예산이 많이 필요하니까 당장 약속하기 어렵지만, 저도는 반환하겠다고 공약에 넣었다. 그러고서 문 대통령이 전화로 입당을 권유했다. 그래서 내 지지자들에게 입당 의견을 물었고 입당하게 됐다.

Q. 자유한국당에서 탈당한 권민호 거제시장이 민주당으로 간다는 말이 있다.
= 권 시장의 민주당 입당 여부는 내가 관여할 일은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시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시장으로 출마하겠다면 경쟁하면 되는 일이다. 다만 3선 도전을 안 하겠다던 본인의 말을 그대로 지키면 좋겠다. 그 말을 어기고 시장 선거에 도전한다면 거제시민이 심판하리라고 믿는다.

Q. 차기 거제시장이 된다면 시정 운영의 방침과 역점 추진사업은 무엇인가
= 이제 거제는 개발중심에서 사람중심으로 가야 한다. 역대 시정은 시민을 위한다면서 실제로는 개발업자를 위한 행정이 주를 이뤘다. 통상적으로 하면 안 되는 사업을 벌이고 말을 듣지 않는 공무원은 좌천시키기도 했다.

행정은 시민에게 봉사해야지 군림하면 안 된다. 나는 충견을 만드는 인사가 아니라 거제시민의 의견을 반영한 탕평인사를 하겠다.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도 승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또 말로만 섬김행정이 아니라 시민보다 한 발 먼저 움직여야 한다. 행정의 시각에서는 민원이 많겠지만 민원인 당사자에게는 평생 한 번 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각각의 민원을 소중하게 여기고 안 되는 것은 왜 안 되는지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

나의 경우 새벽마다 지역구 동네를 둘러보면서 문제점이 있는지 살폈다. 문제가 있어 해결책을 찾고 있으면 아니나 다를까 주민들에게서 전화가 온다. 그러면 이미 조치해놨다고 내용을 설명해주면 민원인은 잔잔한 감동을 받는다. 시민들이 정말 저 사람은 부지런한 사람이다. 청렴한 사람이다. 불의를 참지 않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진돗개다. 이런 말을 해줄 때 정치하는 보람을 느낀다.

역점사업은, 거제에 필요한 사업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먼저 시청을 옮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존 시청은 좁고 문화재보호구역 안에 있어 대규모 증축이 어렵다. 과밀화된 현재 위치에서 벗어나 지역발전을 이끌 수 있는 곳으로 이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거제가 경남에 속해있지만 부산시와의 협의를 통해 행정구역 재조정의 필요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Q.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어떻게 해야 하나
= 인력 감축이 구조조정 중심이 돼서는 안 된다. 조선업은 기술·노동집약적 산업이다. 설계, 용접 등 여러 부문에서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다. 순환휴직제 등으로 인재 유출을 최대한 막고 우선순위를 정해 비업무용 자산부터 매각하며 최대한 견뎌야 한다.

우리 조선산업에 미래가 없다면 모르겠지만 경기순환에 따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유가의 변동성이 줄어들었고, 올 하반기부터 환경규제 강화로 노후선박의 교체수요가 커질 전망이다. 더구나 선박의 대형화가 이어지는 추세고 세계경제도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고급기술인력을 줄인다고 하면 사람들은 불안하니까 지갑을 닫아버린다. 그러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지역경제가 침체된다.

내가 시장이 되면 조선업 일감을 마련하기 위해 직접 나서서 수주활동을 벌이겠다. 시장이 직접 발로 뛰면 선주사가 봤을 때 신뢰도가 높아진다.

대우조선해양은 자금지원이 필요하지만 도덕적 불감증을 바로 잡는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경영진이 천문학적인 숫자의 분식회계를 지시하니까 실무자들도 부정에 둔감해졌다. 위에서 해먹는데 우리는 왜 못 먹나. 이렇게 도덕불감증이 전파된다. 서로 부정을 알면서도 쉬쉬하다가 결국 문제가 터지고 만다.

Q. 거제지역 관광산업 활성화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과제다
= 우선 조선산업 엑스포를 꼭 유치해야 한다. 거제가 최적지다. 거제 행정이 항상 돈이 없다고 하는데 국·도비를 못 가져와서 그렇다. 국·도비는 먼저 따오는 쪽이 임자다. 국·도비를 잘 받으려면 거제시민을 행복하게 하는 사업이라는 명분이 필수다. 전남 여수시를 보면 엑스포를 통해 10조원이라는 막대한 정부자금을 유치했고 이 덕분에 100년 대계를 세웠다.

좋은 사업이라고 무작정 지원을 바라고만 있으면 진척이 어렵다. 이를 테면 거제에 KTX(고속철도)를 끌어온다는데 그에 걸맞은 명분이 없다. 먼저 엑스포를 유치하고 일본으로 가는 항로를 연결하면, 고속철과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해야하는 명분을 쌓을 수 있다. 국제항로의 경우 일본 대마도까지만 연결하면 다른 항로와 이어질 수 있으므로 관광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거제는 국제도시의 잠재력을 충분히 가졌음에도 국제화를 만들기 위한 그간 노력이 부족했다. 예를 들어 거제에 와 있는 고학력 외국인이 4000명이 넘는다. 이들 자녀가 다니는 외국인 학교도 옥포에 있다. 다들 민간외교관이 될 수 있는데 거제를 알리는 제대로 된 책자 하나 안 준다. 민간이 운영하는 국제교류센터가 있는데 행정에서는 별 관심이 없다. 그러면 거제는 단지 돈 벌러 오는 곳으로 끝나고 만다.

관광거제를 실현하려면 통합적 관리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현재 지지부진한 케이블카 사업을 예로 들면 내가 7년 전에 이미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었다. 대금산과 이수도를 잇기로 하고 경남개발공사에서 용역까지 마쳤다. 그런데 시에서 반대해놓고 이제 와서 학동케이블카를 한다며 주먹구구식으로 시간만 보내고 진행을 못 하고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관광자원은 친절이다. 행정이 친절운동을 이끌어갈 필요가 있다. 거제는 그냥 지나가고 지갑은 통영에서 열면 된다는 말을 언제까지 들어야 되겠나.

Q. 도의원 사퇴시점에 있었던 일은 어떻게 마무리가 되었는지 궁금해 하는 시민들이 많다
= 그 일에 대해서는 억울한 부분이 있다. 내가 함정에 빠졌다고 생각한다. 거가대교 공사비가 2조 2000억원인데 7000억 정도가 부풀려졌음을 밝혀낸 시점이었다. 당초 사업자가 통행료 1만 3200원을 요구했지만 7000원까지 낮출 수 있는 근거가 충분했다. 그러던 중에 그 일이 일어났고 결과도 불기소 처리로 종료됐는데 이 사실을 모르는 시민들이 많다.

만약 도의원을 사퇴하지 않았더라면 거가대교 통행료를 지금보다 더 낮출 수 있었다. 이후 홍준표 경남지사가 형편없는 40년짜리 계약을 맺어버렸다. 거제엑스포 유치노력도 계속해 김두관 도지사 때 중기지방재정계획에 포함시켰다. 예산계획과 연구용역까지 다 했는데 홍 지사가 되고 나서 유야무야 됐다.

더구나 내가 건강이 나쁘다는 헛소문이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전에 잠깐 아파서 입원했는데 때마침 전염병 메르스가 번지던 시기라 면회가 안 됐다. 그랬더니 심지어 사망했다는 유언비어까지 나오더라. 건강 악화설은 사실이 아니고, 요즘 틈만 나면 열심히 운동한다. 시장도 건강에 자신이 있으니까 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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