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초, 전교생·학부모 대상 알뜰장터 열어…볼거리·먹을거리 풍성한 잔칫날

꼼꼼하게 포장이 된 장난감과 딱지가 500원의 가격표를 달고 손님을 기다린다. 인형을 집어든 친구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자신의 지갑을 열어 500원을 전한다. 주인은 물건을 건네며 보너스로 뽑기를 할 권한을 준다.

신중히 골라든 종이에 '200원 할인'이 적혀있다. 12살 주인은 아쉬운 표정 하나 없이 다시 동전지갑에서 다시 200원을 꺼내 돌려준다. 그러면서도 돌아서 가려는 친구를 급히 불러세운다. 그리곤 포장된 장난감을 다시 검은 봉투에 담아주는 서비스 정신을 발휘한다. 1시간이 지나 돌아온 이 자리엔 팔 물건이 없다. 완판이다.

지난 18일 기성초등학교에서는 1학년에서 6학년까지 전교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알뜰시장 '기성HAPPY DAY'가 진행됐다. 본관 2층 복도와 강당에서 진행된 이날의 장터는 'HAPPY DAY' '행복한 날' 단어 그대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성한 기성초의 잔칫날이었다.

자신의 물건이 팔리지 않아 고민 가득한 얼굴로 앉아 있는 친구, 자신이 준비한 물건의 인기에 기분 좋아 완판을 외치는 친구까지, 흥정하고 판매하는 소리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음악이 된다. 학부모들도 장터 한편에 알뜰바자회 공간을 마련했다.

물건 판매부스 외 별도의 음식판매부스 부침개의 '꼬순내' 진동은 축제를 더 축제답게 만들었다. 학교에서 준비한 떡볶이·닭강정·오렌지·수박·포도에 학부모의 정성까지, 아이들의 입가는 오물오물 사랑이 넘친다. 점심으로 준비된 자장면의 위상이 오늘은 좀 흔들릴 것 같다.

아이들의 부스를 돌며 모습 담기에 여념이 없는 김영현 기성초 교장은 "다들 이렇게 기분 좋아하니 참 기쁘다. 정말 HAPPY DAY같다"고 인사를 전하며 "알뜰시장이 아이들에게 재활용의 의미를 일깨우고, 일련의 활동들로 인한 진로적성의 개발의 장이 되며, 학부모·학생·교사 교육공동체에게는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는 시간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진짜 재미있어요, 부메랑을 300원에 팔았는데 저한테 필요 없는 것이라 괜찮아요, 많이 팔진 못했지만 오늘 수익금은 엄마가 다 기부해도 된다고 해서 그렇게 할 거예요"라고 말하는 5학년 한태현군.

"제 아이는 자신의 자리에서 판매를 하고 있는데, 동생 장난감을 사기위해 곳곳을 둘러보고 있어요. 가격도 싸고, 안 쓰는 물건이라지만 잘 씻고 포장해 와서 사기가 꺼려지지 않아요. 내년엔 나도 판매자가 되어 아이들 옷과 생필품을 팔아보고 싶어요"고 말하는 1학년 학부모 김보경씨.

"떡볶이랑 과일을 많이 먹어서 좋아요, 공룡이랑 돼지를 팔았는데 난 이제 필요 없어요, 안 쓰거든요, 난 가서 스피너를 살 거예요"라는 1학년 김민재 군. 꿈꾸는 아이, 꿈 키우 날이 된 '기성HAPPY DAY'는 아이를 향해 손잡은 부모와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 속에 멋지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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