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본지 대표이사

▲ 김동성 본지 대표이사

일제는 1908년 '사립학교령'을 제정, 민족사학을 탄압하고 친일화 교육에 주력하고자 한성사법학교를 설립해 교사를 양성했다. '가르치는 스승'이라는 의미로 불린 '교사(敎師)'의 호칭은 이렇게 시작됐다.

요즘은 선생님과 스승이라는 존칭은 사라지고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따위에서 일정한 자격을 가지고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교사의 사전적 의미만이 남아있다. 전교조의 탄생은 교사를 노동자·근로자라는 직업군으로의 인식으로 가속화시켰다.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삼는, 교원(敎員)으로서의 전문직업인이 돼버린 것이다. 스승의 권위는 날개 잃은 천사가 돼 땅에 곤두박질 했다.

옛 선조는 후손에게 스승의 그림자조차도 밟지도 말아야 한다고 가르쳤고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그 스승이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어릴 적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성장했던 우리들에게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정말 '스승'이란 지나간 시대의 유물(遺物)적 존재인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도 매스컴에서 쏟아져 나오는 교육일선에서의 선생님들의 처우(處遇)는 경악스럽다. 학부모의 폭언·욕설은 다반사고 폭행에 심지어 학생들에게서 성희롱까지 당한다. 남학생이 하의를 탈의하고 여교사의 수업을 맞이하고 휴대폰으로 여선생님의 신체를 촬영한다. 학생체벌에 분노한 학부모들로 인해 선생을 직위해제를 시킨다.

선생은 아이에게 '18'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손끝하나 될 수 없다. 직업의 가치를 경제적 보수의 많고 적음으로 평가하는 사회에서 선생과 스승도 '생활인'이자 가르침의 대가를 받는 '직업인'이다.

학부모들 또한 한번쯤은 생각해 볼 문제다. 꼭 존경받아야 될 인격자로서가 아니라도 최소한 비난만은 받지 않는 건전한 '직장인'으로 인정할 줄 아는 자세도 없다는 것인가? 거제의 한 원로(元老) 선생님은 거제의 학부모가 바뀌지 않는 한 거제의 참된 교육을 기대할 수 없다고 한다. 다시 태어나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하라면 택하지 않겠다고 단언한다. 그의 말을 듣고 있자면 교육현실은 어둡기가 그지없다.

그렇다면 교사는 정말 피해자이기만 한 것인가. 긴 시간 선생님이라는 최고의 존칭에 숨어 교사라는 직업으로 저질러진 온갖 비리와 구타, 인격모독, 여학생 추행 등의 결과가 오늘에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지금의 부모세대엔 더 이상 존경의 대상이 아닌지 교사들 또한 한 번 쯤 생각해 볼 문제다.

어느 시간부터 선생은 더 이상 스승이길 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방관할 수만 없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교사라는 직업만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문제가 있다면 그 속에서 찾아야 한다. 교권이 떨어졌다면 교권부터 세워야 한다. 선생님들도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 내가 먼저 서야 하고 교육자로서의 개혁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 땅에 교사를 선생님과 스승으로 진정 세우기 위해서는 학부모 또한 잘못을 반성할 줄 알아야 한다. 정말로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면 내가 하고 있는 가정교육이 아이에게 사탕만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 지금의 학부모인 우리도 그 시절 스승으로부터 배우지 않았던가.

그래서 지금 자식을 낳고 나보다 나은 자식을 만들기 위해 선생님께 자식의 교육을 부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부모가 먼저 선생님에 대한 공경(恭敬)과 감사가 있을 때 내 아이가 바르게 자랄 수 있는 것이다. 배우고자 하는 자와 그의 부모들의 머리가 자연스럽게 교사를 향해 숙여질 때 교사는 존경받는 선생님으로 스승으로 세워질 수 있는 것이다.

진정 우리에게는 참 스승이 많이 있다. 이번 스승의 날에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춘천 계성학교 손현희(여51) 선생님도 그렇다. 자신의 청각장애를 딛고 28년이라는 시간동안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갖고 있는 학생들에게 헌신했다. 교권의 추락의 원인을 학부모에게만 돌리는 교사들이 많다. 그렇지만 선생님을 머리 숙여 존경할 줄 아는 학부모들은 아직도 이 시대에도 많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이 땅의 교사들에게 우리선조들이 가졌던 전통적 옛 선생(스승)의 바탕위에 현대적 선생님 상(像)을 접목시켜 내일의 소중한 우리의 아이들을 먼저 생각 해 주시길 바라며 스승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의 모든 선생님들에게 당부의 말씀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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