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경 스님 시민리포터

▲ 보경 스님 / 거제 계룡사 사문 합장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인사를 한다. 악수를 하고, 포옹을 하며 뉴질랜드 원주민처럼 서로 코를 비비는 인사 등 많은 인사법이 있다.

그런데 불교에서 인사는 합장을 한다. 합장을 하면서 "성불하세요" 하면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다. 합장인사에는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먼저 오른손은 다른 말로 칭할 때 바르다는 뜻으로 바른손이라 한다. 왼손은 그르다는 뜻이 있어 왼손잡이로 금하거나 꺼리는 관습이 일부 있기도 하다.

이 바르고 그른 두 손을 모아서 합장을 한다는 것은 옳고 그름의 이분법을 떠나 하나가 된다는 뜻이다. 나와 너, 미(美) 추(醜)의 관념을 떠나 하나 된 존재, 더 나아가 부처와 중생이라는 관념조차 떨쳐버리고 우리 모두 불성(佛性)을 가진 존재로서 언젠가는 모두가 부처가 될 것이라는 의미에서 합장인사 하면서 "성불(成佛)하세요"라고 서로를 찬탄하는 것이 불교의 인사법이다.

화엄경 보현행원품에 보면 보현보살이라는 존재가 있다. 이 보현보살의 상징은 어금니가 여섯 개 달린 큰 흰 코끼리인데 이는 묵묵히 자신이 서원한 바를 실천하는 것을 뜻한다.  

이 보현보살에게는 열 가지 큰 서원이 있어서 이를 통해 중생을 이롭게 하고, 묵묵히 실천 수행하며 우리에게 행동으로써 가르침을 전달해 주는 분이다. 보현보살의 십종대원에 있어서 제일 예경제불(禮敬諸佛)이요, 제이 칭찬여래(稱讚如來)라 했다.

즉 첫 번째로 모든 부처님을 예배하고 공경하는 것이요, 두 번째로 여래-부처님-를 칭찬하는 것이 보현보살에 열 가지 큰 서원의 두 가지인 것이다.

모든 부처님께 예경한다는 것은, 일체 중생에게는 모두가 부처가 될 수 있는 성품을 가지고 있으나, 진흙 밭에 구슬이 굴러서 진흙 경단처럼 보이나 진흙을 씻어내고 보면 영롱한 구슬이 나타나듯이 우리 마음에 번뇌에 때를 벗기고 나면 그대로가 부처님이기에 서로 합장인사 하며 "성불하세요" 하는 말은 보현보살의 예경제불을 실천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처음 보는 사람이나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를 가리지 않고, 재산이 많거나 적거나를 가리자 않고, 합장하며 고개 숙여 "성불하세요" 함은  서로가 부처가 될 것을 칭찬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이는 칭찬여래를 실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서로를 칭찬하는 사회 이는 곧 불국 정토가 아니겠는가!

현재 거제에는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와 얼마 전 삼성중공업에서 크레인 사고, 명예퇴직과 일감이 없어서 해고되는 하청업체 직원들, 현장에서 쫓겨나는 외국인 근로자들, 이 많은 문제에는 너와나의 구분,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한국 사람과 외국인 근로자라는 이분법에 의한 편가르기가 한 원인이 아닌가 하는 마음에 불교에 합장 인사를 권해본다.

우리 모두가 하나 돼 이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방법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모든 부처님을 예경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찬탄하는 사회가 된다면 이 어려움을 잘 이겨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마친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