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 기념 조재준 선생님

인생을 살아가면서 삶의 길잡이가 돼준 분들이 있다. 가장 가깝게는 부모님일 것이며 형제일 것이고 학창시절의 은사일 것이며, 그리고 사회에서 만난 귀중한 인연일 것이다.

누군가의 눈길과 손길과 가르침으로 아이는 태어나고 성장해 어른이 된다. 인류가 생겨나고 반복돼온 생과 사 속에서 변화와 발전이 이어지고 있는 걸 봐서는 이 가르침의 윤회가 끊기지 않고 있다는 증명일지도 모른다. 가르침, 일깨움, '스승의 날'이다.

선배 스승인 조재준(64) 선생님은 제54회 스승의 날을 맞은 대한민국의 모든 선생님들에게 "오늘을 살아가는 선생들에게 용기를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환경이 어떻든 간에 그 현장을 지킬 사람은 선생님들밖에 없다.

대한민국 교육의 희망은 선생들에게 있다. 자부심을 갖고, 자신감 있게, 소신대로 교육자로서 학생들을 이끌었으면 좋겠다. 교사로서 자신에게 떳떳한 삶을 사는 것이 가치 있는 삶이 아니겠는가?"라며 당부와 인사를 전한다.

2015년 정년퇴직하기 전까지 교단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조재준 선생님. 평교사로 정년퇴직을 했으니 40년간 우리 교육의 변천사를 같이 한 교육현장의 산 증인이다.

100세 시대에 맞게 인생의 2막을 준비해 새롭게 활동하고 있는 그이지만 한 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었다. 김영란법이다 뭐다 하며 변해가는 세태 속에서 카네이션 하나 가슴에 달기도 껄끄러운 이때, 흔들리는 교권을 바라보는 은사의 마음은 심란하다. 식지 않은 교육에 대한 철학과 교육현장의 현실을 토로하는 그의 눈가에 자긍심과 안타까움이 뒤섞여 있다.

경남 산청출생인 그는 진주중·진주고를 나와 경상대 사범대학에서 공부했다. 아나운서가 되고싶었던 청춘은 공부도 잘했다.

그러나 갑작스런 아버님의 병환과 10년이 넘게 이어진 병구완에 가세는 기울대로 기울어 장남의 어깨로 내려앉았다. 당시의 청춘들은 꺼려했다던 선생의 길. 그 길이 운명이 돼 40년이 넘는 세월을 걸었다.

그는 "교사의 전공은 교육학이다. 과목이 아닌 것이다. 교육은 지식교육이 전부가 아니다. 학교의 지식교육은 1/3정도다. 우리가 진짜 중요하게 봐야 할 포커스는 사람됨의 교육이며 인성교육이다. 인간적인 품성을 갖추도록 교육하는 것이 교육의 주(主)인 것"이라고 강조하며 "선생님은 전문직이다.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들이다. 그러니 교육에 관한 것은 전문의에게 의뢰하고 의탁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그는 "학교의 모습이 당신 부모의 눈에 차려면 부모가 바꿔야 한다. 교사와 부모는 협업관계다. 부모가 공부를 해야 한다. 책도 많이 읽어야 한다. 재단된 인생(좋은 대학·많은 월급)이 아닌 다각화된 인생에 대한 시각을 아이들에게 심어줘야 한다"며 "정말 내 아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긴 안목에서 보고 공부가 인생에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기본이 갖춰진 사람 냄새나는 사람으로 키워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가 당신 없이도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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