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아직 미안하지 않다
삼성은 아직 미안하지 않다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7.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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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이 기자
▲ 류성이 기자

노동자의 날이었던 지난 1일 타워 크레인과 골리앗 크레인의 충돌사고로 삼성중공업 협력업체 노동자 6명이 사망했고 25명의 중·경상자가 발생했다. 노동자들의 생일이라 불리는 노동자의날이 정직원들만의 생일이 된 것이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이날 출근한 직원 1만4000여명 중 1000여명이 원청 삼성중공업 직원이었고 나머지 1만3000여명은 협력사 직원이었다.

삼성중공업은 사고 다음날인 2일 오전 10시 언론에 현장을 공개하기 전에 공식사과 입장을 내놨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미국 출장에 가 있는 관계로 김효섭 삼성중공업 부사장이 대신 사과문을 낭독했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 9시 박대영 사장은 유가족들이 있는 거제백병원을 방문해 유가족들을 만났다. 원청인 삼성중공업 관계자들 중 박 사장이 처음으로 유가족 앞에 나타난 것이다.

사고가 발생했던 1일 오후부터 박 사장이 유가족 앞에 나타나기 전까지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유족들과 부상자들 앞에 나타나질 않았다.

박대영 사장이 귀국한 후 사과할만한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김효섭 부사장이 대리 사과를 한 것이 유일했다. 그 이후에도 제대로 된 성명서 하나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일 사고 발생 약 2시간 후인 오후 5시17분께 삼성중공업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사고 발생 6일 만에 삼성중공업의 요청으로 작업장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위험요소가 없다 판단된 일부 작업장에는 작업 재개를 허용했다.

삼성중공업은 사고 다음 날 언론에 현장을 공개할 당시에도 '고객사에 대한 신뢰'를 언급하며 작업중지 명령에 대한 난색을 드러냈다.

그리고 지난 11일 삼성중공업의 작업 중지명령이 길어져 주변 지역경제가 황폐해졌다고 인근 장평·고현동 사회단체에서 조업 정상화를 위한 호소문을 냈다. 장평·고현동 사회단체는 조선업 종사자들의 실질임금 감소로 많은 소상공인들이 임시휴업과 폐업으로 생계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사고 발생 10일 만이었다.

조선업 위기로 지역경제는 몇 년째 어려움을 호소해온 곳이 사실이다. 원룸은 텅 비어가고 인근 가게들은 하루아침에 간판이 바뀌곤 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지역경제에 삼성중공업 사고는 불난 집에 부채질한 격이 됐다.

삼성중공업 역시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한 시기에 맞닥뜨린 악재다. 선주사들 간의 계약에서 기업에 대한 신뢰가 중요한데 선박 인도가 늦어지면 다음의 계약경쟁에서 선점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보상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장례도 열지 못한 유가족이 있다. 부상자들도 산재 보상협의가 마무리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밖에서는 조업이 늦어질수록 유족의 이미지가 하락할 수 있다는 협박 아닌 협박으로 아픈 이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고 있다.

그리고 사고가 발생한지 열흘이 지났음에도 삼성중공업 박대영 사장의 공식적인 사과는 아직도 없다. 정확한 사고 원인도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이다.

유가족들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대선후보들은 원청인 삼성중공업에 책임이 있으므로 삼성중공업이 전면에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의 사고원인 규명과는 별개로 삼성중공업은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할 필요가 있다.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사상자 및 유가족에게 진정성 있는 보상대책을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유가족들은 중소기업에서 이번 같은 사고가 났다면 당장 대표가 구속됐을 것이라며 한탄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6월 대검찰청은 산업재해에 중과실이 있는 사업주를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삼성에 대한 구속수사는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유가족을 비롯한 임직원·지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앞으로 이같은 참사를 예방할 수 있다. 이번에도 어물쩍 넘어가버리면 불행의 고리를 결코 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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