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언덕, 연간 관광객 200만명 이상 추정돼
자동차로 30분 거리가 2시간 넘게 걸리기도
새로 생긴 도로는 무단주차 때문에 제기능 못해

"인생 최악의 교통체증을 경험했다. 바람의언덕 경치가 좋아서 다행이었다."
"휴대전화로 프로야구 중계를 보며 갔다. 경기가 후반부로 접어들었지만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

관광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남부면 갈곶리 바람의언덕 주변에 해마다 반복되는 주차전쟁이 벌어지고 있어 행정당국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주말 바람의언덕이 있는 남부면 도장포 주변은 밀려드는 차량들로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바람의언덕을 찾는 관광객은 연간 2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관광객들은 일운면 지세포리 조선해양문화관에서 바람의언덕까지 차를 몰고 들어가면 2시간은 기본으로 넘어간다고 말한다. 이 구간의 거리는 22.6㎞로 교통체증이 없다면 30분 남짓 걸린다.

교통체증이 계속되자 거제시가 지난 2014년 18억원을 들여 함목~해금강 2차로 1.4㎞ 도로를 3차로로 확장했지만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새로 생긴 차로에 주차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 제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주말이나 휴가철이면 도로 양쪽에 무단주차한 '얌체족'들 때문에 차량들이 서로 뒤엉켜 꼼짝달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풀이된다.

바람의언덕 주변에 한려해상국립공원 해금강 주차장(소형 185대·대형 26대)이 있지만 주말에 이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데만 한 시간이 넘게 걸리기 일쑤다. 기본적으로 주차수요에 비해 주차할 곳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바람의언덕 주변 주민들은 복층 기계식 공영주차장 건립이 이곳의 주차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해금강 주차장 또는 해금강박물관 마당에 3층 정도의 공영주차장을 세우면 주차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기계식 공영주차장 건립은 큰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국?도비 지원이 없으면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지역 주민들은 거제시가 이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장 공영주차장 신설이 어렵다면 최소한 얌체주차를 방지하는 탄력봉 등 안전시설물 설치부터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차량이 뒤엉키는 것을 방지하고 관광객들의 보행 안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이지만 아직까지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바람의언덕 주변에 거주하는 한 상인은 "다른 사람들 편의는 안중에도 없는 몇몇 운전자들 때문에 도로가 주차장이 되어버리고 교통흐름이 엉켜버린다"며 "거제시가 도로시설물도 제대로 못 세우면서 어떻게 관광산업을 육성한다고 하겠나. 장기적으로는 공영주차장을 꼭 만들어야 이 문제가 해결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거제시 관계자는 "바람의언덕 주변 공영주차장 설치는 공식적인 민원이 들어온 것이 없어 현재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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