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관광 홍보 위해 춤추는 공무원 박주일씨

삼각대 하나와 카메라. 그리고 용기만 있으면 된다. 3분22초. 최고 인기 걸그룹의 최신 곡 'Knock knock'의 안무는 벌써 마스터했다. 거제를 배경 삼아 멋지게 춤출 일만 남았다. 쉽지 않다. 사람들이 쳐다본다. 그런들 어떠랴. 이 모습이 즐거워 이곳을 찾을 사람만 있다면.

유투브와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재미있는 동영상이 하나 있다. 한 남자가 거제를 배경으로 걸그룹 최신곡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박주일(40·사등면사무소)씨, 거제시 7급 공무원이다. 일요일 아침이면 그는 길을 떠난다. 아내의 뼈 빠지는 육아를 돕는다는 사명감을 가슴에 담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3살짜리 딸내미의 손을 잡고.

렌즈를 맞추고 음악을 튼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 아빠가 춤을 춘다. 화질이나 편집 아니 춤까지도 프로의 냄새는 없다. 하지만 있다.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진심이. 거제를 향한 마음이.

그는 그냥 우리가 좋다. 사람 좋고, 친구 좋아하고 술자리가 좋다. 단지 춤을 취미로 가지고 있을 뿐이다. 당신이 낚시를 좋아하고 당구를 좋아하듯. 고현에 댄스학원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2012년 아내의 손을 끌고 등록했다. 4개월 정도 기초를 익혔다.

그는 K-POP이 좋다. 생각보다 에너지 소비가 큰 춤. 다양한 동작을 숙지하려면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들여야 한다. 지금도 아침 6시에 출근한다. 그리고 그 시간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사용한다.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춤이 그는 좋다.

그런 그에게 동영상 제작계기는 단순했다. 거제시의 관광객 유치 방안으로 제작된 동영상 '히든 어트랙션 오브 코리아'에 자신의 고향 둔덕·사등의 명소가 빠진 것이다. 거제는 발을 내딛는 곳이 관광지고 바라보는 곳이 명소라지만 뼛속까지 둔덕·사등 촌놈은 섭섭했다. 직접 만들어서라도 보여주고 싶었다. 자신의 고향을 담고 싶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춤을 넣어서. 자기 만족이었다.

반응을 기대하지도 않았다지만 반응은 크지 않았다. 1탄을 만들고 2탄도 만들었다. 2탄엔 거제의 명소를 담았다. 이번에 화제가 되고 있는 3탄은 2탄에 다 채우지 못했던 명소의 완결판이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을 좋아한다는 그는 "단지 공유하고 싶었다. 처음엔 안 알아줬다. 반응도 없었다. 지금은 좋다 싫다의 반응들이 있다. 작은 관심도 관심이라 받아들인다"며 "첫 1탄보다 3탄이 보기 좋듯이 이번 일로 우리 모두가 조금씩 좋은 쪽으로 변화했으면 한다"는 소감을 남겼다.

그러면서 그는 "1대 300의 법칙을 안다. 한 사람 뒤에 연결된 300명의 사람이 있다. 지금의 거제는 관광객 한 명, 한 명에 목 말라 한다. 지난 시간 불친절함을 안고 다녀간 1명이 있었다면 그것이 300명에게 전파될 수 있다"며 "미소로, 작은 친절로 관광객을 대한다면 한 명이 300명으로, 300명은 9만명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차불피(樂此不疲)', 좋아서 하는 일은 지치지 않는다. 지금 그가 그랬다. 즐거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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