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초등학교 통학로를 분석하다④ - 기성초등학교
거제교육청·거제시청 등의 안일함에 아이들은 위험노출

▲ 통학로가 2㎞ 이상되는 기성초등학교 학생들은 학교 앞 400m에 와서야 인도를 발견한다. 하지만 설치된 인도도 정비가 제대로 안돼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사등면 기성초등학교 어린이들은 공식적인 통학로가 없다.

사곡지구에서 기성초까지 통학거리가 약 1.7~2㎞. 그렇지만 그 흔한 인도조차 거의 없는 실정이다. 유치원생 포함 기성초 전교생 566명 중에서 18%인 102명이 학교를 가고자 인도도 없는 도로를 이용하고 있다. 인도는 학교 정문 앞 400m쯤 와서야 보인다.

인도에 도착해도 위험한 건 마찬가지다. 기성초 인근에 산업단지가 있어 대형트럭들이 실시간으로 오가는데 횡단보도 말고 다른 안전시설이 전혀 없다. 보호경이 있지만 이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들은 국도14호선 접속도로를 달리는 차를 뒤늦게 발견하고 멈춰선다.

일부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부모의 차량을 이용하기 위해 등교시각인 8시10분보다 1시간 이른 시각에 학교에 간다.

통학버스를 이용하는 82%(464명)의 어린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파트에서 학교 앞 지하차도까지는 버스로 안전하게 오지만 버스에서 하차할 때 방심할 수 없다.

국도14호선 연결도로인 성내마을 교차로에서 하차해 400m를 걸어야 한다. 기성초 등교 길의 풍경은 정문에서부터 통학차량 하차지점까지 줄 지어 서 있는 선생님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이 풍경마저도 4년 후면 사라질 것으로 보여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통학편의지원대책금 재원이 10억원으로 한정돼 있어 약 4년 후면 소진되기 때문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기성초까지 연결하는 통학로가 개설되지 않은 상황이라 걱정이 많다.

학부모 인정은씨(37·사등면)는 "통학버스 운영은 차치하고, 대규모 주택단지가 들어서는데 통학로 안전문제에 대해 시 행정과 교육청에서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는 점이 어처구니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성초 교사 A씨는 "재개교 과정이 1년이 늦춰지면서 그동안 아이들 통학로 문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할 시간이 있었을 텐데 매일매일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 때문에 밤잠을 설칠 지경"이라고 말했다.

통학편의지원대책금의 소진을 대비해 두 아파트 측은 아파트 자체 버스운영이나 기성초 통학차량을 따로 운영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러나 두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은 나머지 학생들의 안전은 여전히 대책이 없다.

거제교육청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당시인 2009년에는 10억 원의 예산으로 10년 동안 통학차량 운영이 가능했고 그동안 국도14호선 공사가 마무리되면 통학로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면서 "하지만 2015년 어린이통학차량 관련법이 변경되면서 통학도우미가 의무화돼 인건비 등이 더해지면서 10억 원의 예산으로 5년밖에는 운영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법이 개정된 이후 협약한 통학편의지원대책금 조건 변경을 고려했냐는 질문에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고 답변했다.

거제시 도로과 관계자는 "사등면은 기존의 4차선~6차선 도로를 6차선~8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가 예정돼 있어 도로공사가 끝나야 인도 개설을 진행할 수 있다"며 "하지만 도로확장공사가 국비사업으로 예정돼 있어서 공사가 언제 시작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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