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농도 '좋음'은 지난 4개월 간 22일뿐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거제시 미세먼지 농도가 전국 평균보다 높아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봄을 맞아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고 있고 거제 역시 미세먼지가 많아지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거제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을 나타낸 날은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단 22일뿐이었다.

지난 4개월간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았던 때는 지난 19일 오후 4시였다. 최고 130㎛(마이크로미터)를 기록했다. 3월4일에는 123㎛, 2월8일 125㎛, 1월26일에는 102㎛를 기록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한번 높아지면 낮아지는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어졌다. 시간대 별 미세먼지 농도를 보면 지난 19일 20시간 동안 '나쁨'이었고 지난달 20일과 1월18일이 11시간 동안 '나쁨'을 유지했다.

환경전문가들은 거제시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이유로 3가지를 꼽았다. 해풍을 통해 유입되는 중국 발 황사·미세먼지, 조선산업 밀집지역, 차량 교통량 증대 등이다.

경남보건환경연구원 정인호 연구사는 "거제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수 있는 지리적 여건을 가졌다. 그런데 사회적 요인까지 높아서 기업체와 시민의 의식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없다"며 "올해는 입춘 이후 잦은 비의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작년보다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 연구사는 "지난 19일이 황사의 영향이 시작되면서 미세먼지 수치가 급증한 만큼 오는 봄철에 미세먼지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0년 전부터 미세먼지가 본격적인 환경문제로 대두됐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은 현재까지 없다. 거제시에서도 지자체 차원의 저감대책 마련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 지침을 기다릴 뿐이다.

시 환경과 관계자는 "공회전 차량과 환경 유해물질 배출 업소에 대한 단속을 하는 것 외에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마땅치 않다"며 "미세먼지에 취약한 아동·노인·임산부 등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미세먼지 농도 수치를 알릴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거제시 보건소 관계자는 "봄비는 미세먼지에 함유된 중금속이 녹아 있어 되도록 맞지 않는 것이 좋다"며 "중금속이 섞인 비를 맞으면 피부 질환, 탈모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의했다.

또 "식약처에서 인증 받은 마스크 중에서 'KF숫자'가 부착돼 있어야 효과가 있으니 유사품 판매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상남도 교육청은 도내 전 초등학교에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하고 측정 결과를 실시간 공개하기로 했다.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처음 진행하는 것으로 오는 7월까지 거제시에 있는 국·공·사립 초등학교와 단설유치원, 특수학교에 설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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