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얼굴이 다쳐서 왔네"라는 친정엄마의 전화를 받고 가슴이 철렁한 김지수(35·상문동)씨.

문자로 보내온 아이의 사진을 확인했다. 벌써 퉁퉁 부어오른 상처부위는 긁히고 패인 자국이 선명했다. 아이 어린이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아이 담임선생은 자신의 실수라고 한다. 자신의 손톱에 아이얼굴이 스쳐 그렇게 됐다고 미안하단다. 병원에 가니 상처는 남을 것 같고, 좀 더 성장하고 나면 레이져 치료를 해 보자고 한다. 화가 났다.

다시 찾아간 어린이집 원장은 '엄마가 대범해야지, 뭐 이런 일로'라는 표현으로 김씨의 등을 쓰다듬는다. '뭐 이런 일'이라는 말에 김씨는 발끈했다. 그 흔한 연고 하나 발라주지 않고 돌려보낸 선생의 태도에서도 화가 났지만 평생 남을지 모를 흉터가 생겼는데 제대로 된 위로의 한 마디가 없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김씨는 "세상의 어떤 부모가 아이가 다쳐서 왔는데 흥분을 안 하겠는가. 괜찮아 보였기에 병원에도 데리고 가지 않았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그 흔한 연고 하나 발라주지 않았던 선생님도, 위로라고 하는 원장의 태도에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흥분했다.

하지만 김씨는 그 자리에서 그 만큼만 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붙잡고 싸워봤자 내일 다시 이들에게 자신의 아이를 맡겨야 한다. 자신이 당장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는 것이고 아이를 맡길 곳도 없다. 장사를 하는 친정 어머니에게 떠안길 수도 없는 요량에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를 끝으로 돌아섰다.

그러면서 울었다. 내 눈에 예쁜 자식이지만 이곳에서 미움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며칠이라도 보내지 않고 자신이 껴안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서러웠다.

김씨는 "아이에게 맞는 어린이집을 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발품을 팔았는지 모르겠다. 이 일이 작은 일 일 수 있지만 큰 일로 번질 전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내 입장에서는 그냥 믿고 맡길 수밖에 없다"며 "이런 일이 있을 때 며칠이라도 잠시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단체나 유아시설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선생도 부모도 조금은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말이다"고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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