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거제신문 대표이사

▲ 김동성 본지 대표이사

권력에 아부하지 않고, 정치와 야합하지 아니하고, 자본에 굴복하지 않는 바른언론을 만들어 거제시민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거제신문 바른언론 운영위원회'가 태동했다. 당연직 6명, 각계의 추천과 공개모집을 통해 17명, 모두 23명의 운영위원이 위촉됐고, 발행인 추천과 선임을 남겨놓고 있다.

거제신문은 1989년 7월21일 전국 두 번째로 문화공보부에 등록됐고 1998년 11월11일 법인등록전환 일반주간지로 변경돼 29년째 거제시민의 대변지 역할을 해오고 있다. 전국 최우수 신문으로 인정받는 문화체육부 산하 지역신문발전위원회 10년 연속 우선지원 대상사 선정이라는 타이틀은 명실공이 전국 최고의 주간신문이라는 증거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를 넘어 거제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상식이 통하는 거제신문'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하게 뭔가 허전하다. 제일 사랑받아야 할 지역민에게 '격화소양(隔靴搔   )'의 취급을 받기도 한다.

소수자의 목소리, 억눌린 자의 목소리, 소외된 자의 목소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와 더불어 행정의 나팔수라는 지적도 있다. 스스로 거제언론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진 듯 시민들의 가려움은 긁어지지 않았다.

우리의 언론 현실이 어떠한가. 권력과 자본가들의 언론 길들이기가 예사로 받아들여지고 불리한 내용의 기사에 돌진해 들어오는 권력에 신문기사는 꼬리를 내린다. 그뿐인가. 정치하겠다고 언론하고, 개발 사업하겠다고 언론한다.

기자라는 직업이 돈벌이 직업이 돼 기사로 돈벌이 흥정을 한다. 어제까지 개발업자를 비판하던 기자가 '목구멍이 포도청'을 외치며 자리를 옮겨 오늘은 자본의 나팔수가 돼도 부끄럽지 않다. 이게 현실이다. 앞에서는 언론의 정의를 내세우며 저녁에는 한 잔의 술에 야합하는 추악한 언론의 뒷모습. 바르게 가고자 하는 언론인도 모난 놈이 돌 맞는다고 '왜 혼자만 정(釘)을 맞아야 하나' '그냥 모른 체 하지'로 돌아앉았다.

'언론의 사명감을 가지고 시민의 대변지로 지켜주실 분이 계신다면 거제신문의 매각도 고려하자'는 자각의 목소리 속에서 우리도 감은 눈을 떠 본다. 자가당착이라는 모순의 탈을 벗고 거제시민이 언론의 수용자이며 참여자가 되는 바르고 열린 언론이 되고자 한다.

'신문없는 정부보다 정부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는 제퍼슨의 말처럼 제대로 된 신문 하나가 정당보다 행정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거제시 갈등의 현장에서는 다른 목소리와 소수자의 목소리가 언론의 관심을 필요로 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시작돼버린 고현항 재개발사업이 유·무형의 토지분양매립사업이 돼버렸다. 투명한 사업공개를 통해 거제시의 이익은 무엇이고, 개발사업자의 직·간접적 경제적 이익은 얼마인지 시민은 알고 싶다.

학동케이블카 사업의 실효성 유무, 장평 해양쓰레기 소각장 민간사업자 개입 특혜논란 등 공공의 성격을 띤 사업을 해양관광개발공사가 하지 못하는 이유 역시 알고 싶다. 총체적 문제를 안은 거제수협의 진실과 거제시의회 윤리문제와 내부갈등, 거제시 종합사회복지관 갈등문제의 해결방향, 소수자·억눌린 자·소외된 자의 작고 다른 목소리, 알고자 하는 외침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번에 출범한 거제신문 바른언론 운영위원회가 지역언론의 문제점과 자신들의 존재의 필요성을 공감했다면 시민의 공적인 삶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 권력과 자본의 횡포로부터 시민사회를 지켜내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다양한 구성주체의 갈등조정·의견수렴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리고 언론의 최우선 기능인 감시와 전달자 역할을 해줘야 한다. 지역의 정치·경제·사회의 규모에 비해 감시기능이 현저히 부족한 언론환경에 보충제가 돼야 한다. 지역의 여론을 형성함에 있어 최소한의 공정성도 없이 편파적이고 기득권층만을 대변하고 있는 언론환경 속에서 객관적인 시민의 생각의 전달자가 돼줘야 한다.

언론 없는 민주주의는 상상할 수 없다.

오늘의 거제신문 바른언론 운영위원회 출발은 내일의 출발보다는 빠를 것이며 이들의 새로운 역할수행은 거제시민의 눈과 귀가 돼줘 거제신문을 더욱 직필정론(直筆定論)하게 이끌어 줄 것이다. 이들이 내딛은 새로운 발걸음이 성숙한 거제시민 사회로의 변화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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