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 사투리 2만여개 수록…거제지역 사투리는 8천여개로 경남 시·군 중 가장 많아

(사)경남방언연구보존회가 경남도의 지원으로 지난 3일 출간한 경남방언사전은 거제를 비롯한 경남지역에서 썼거나 쓰고 있는 사투리 2만여개를 수록했다.

경남도는 경남방언사전을 도내 공립도서관·대학도서관·공공기관·관련 학계 등에 책자로 배급하고 경남도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검색할 수 있게 했다.

경남방언사전은 단순히 사투리의 뜻 외에도 경남지역의 어떤 시·군에서 사용되고 있는지까지 나와 있어 사투리의 지역성을 알기 쉽도록 도와준다.

경남방언사전 인터넷에서 표준어 잠자리를 검색하면 '곰도리' '남자리' '짤래비' '철기' 등 45개나 되는 사투리가 검색된다. 이 중에서 철기가 가장 많은 시·군에서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까꾸막'이라는 사투리는 거제지역에서 '오르막'이라는 뜻으로 쓴다. 그런데 거제 외에도 통영·고성지역에서도 까꾸막을 사용한다. 이는 거제와 통영·고성지역의 교류가 활발했음을 알려준다.

경남방언사전에 등재된 거제지역 사투리는 8000여개로 경남의 시·군 중에서 가장 많다. 이는 섬이라는 특성 때문에 들어오는 말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남방언연구보존회 김의부 거제·통영·고성 담당이사는 "옛날에 일본에 가려면 백제·신라·가야 사람들이 거제도 지세포를 통해 나갔다"며 "거제지역은 타 지역에서 오는 유배자들의 유입도 많았기에 다양한 단어가 사용됐다"고 말했다.

경남방언사전에 나타난 거제지역 사투리는 센 발음이 많고 축약현상이 흔하다는 특징이 있다.

표준말의 '무엇이라고 했니'는 '뭐라카노'로, '가 버려라'는 '가뿌라', '잊어버렸니'는 '이자뿟나' 등으로 짧아진다.

어업인들이 많았기에 짧은 시간에 잘 들리도록 하려는 이유에서 생겨난 성향이다. 같은 이유로 거제지역에는 어업과 관련한 사투리가 많다.

경남방언연구보존회장으로 경남방언사전 편찬의 총괄책임을 맡은 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산업화로 1980년대부터 방언의 소멸 속도가 빨라졌다"며 "표준어에 의해 방언이 쉽게 사라지면 다양성이 옅어진 한국어의 존립도 장담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적으로 언어 5000여개가 있지만 힘 있는 몇 개만 확장하고 있다"며 "한국어 화자가 세계 12~13위라고 하지만 주변 강대국 언어에 비하면 바람 앞의 등불"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