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초등학교 통학로를 분석하다②】 제산초등학교
등·하굣길 쏟아지는 차량에 저학년학부모 직접 등하교시켜

거제지역 몇몇 초등학교의 등·하교 길에서 교통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 구조상 지나가는 차량의 위협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어린이보호구역이지만 규정 속도인 시속 30㎞를 지키는 운전자가 드물다.

게다가 도로 양 옆을 따라 불법주차된 차량이 길게 늘어서 어린이 통학에 커다란 장애물이 되고 있다.

▲ 제산초등학교는 정문 앞에 바로 횡단보도 신호등이 있고 차량들도 어린이보호구역 제한속도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아이들의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 이 때문에 저학년 학생들의 경우는 직접 등·하교시키는 학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일 오후 학생들의 하교시간에 맞춰 학부모들이 교문 앞에서 자녀들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안전펜스 부족하고 운전자 과속 심각

양정동 제산초등학교의 경우 어린이들이 학교 정문에서 나오면 거제시보건소 방향 인도로 걷거나 정문 앞 신호등을 건너서 집으로 간다.

정문 앞 신호등을 건너는 어린이는 녹색신호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넌다 하더라도 언제나 위험이 닥칠 수 있다. 더샵블루시티 방향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우회하려는 차량들 때문이다.

더구나 첫 번째 신호등을 건너고 나타나는 두 번째 신호등에서는 녹색 신호에도 안전하지 않다. 신호를 받고 건너가려고 하면 반대방향의 비보호 신호를 어기고 들어선 차량들이 쏟아지기에 마음 편하게 지나갈 수가 없다. 제산초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200m도 되지 않은 거리를 너무나 어렵게 지나가고 있다.

시보건소 방향으로 가는 길은 과속이 문제다. 학부모들이 지속적으로 위험성을 제기해 거제시에서 과속방지턱을 설치했지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수양동 제산초등학교 정문 앞 도로모습.

제산초에서 가장 멀리 통학하는 곳은 직선거리 650m의 삼성 쉐르빌 아파트 주변이다. 하지만 어린이 보호구역은 학교에서부터 300m로 통학거리의 절반이 안 된다. 어린이 보호구역 밖에서 대부분의 차량이 시속 60㎞ 이상으로 달린다.

차도와 인도를 가로지르는 안전펜스가 있다지만 상가가 없는 구역만 있다. 상가 안으로 출입을 원활하게 하고자 펜스를 설치하지 않아서다. 상가 옆에 차량이 들어오다가 운전을 조금만 잘못하면 지나가는 어린이와 부딪힐 수 있다.

제산초 학생들의 등·하교를 도와주는 심연화씨(35·수양동)는 "어린이 보호구역이 끝났지만 이어지는 구간인데 속도를 너무 높인다. 아이들의 안전에 어른들이 이렇게까지 무관심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어린이 보호구역이라고 해서 꼭 서행하는 것도 아니다. 지난달 21일 하교 시간대인 오후 1시30분부터 30분간 차량 102대가 지나갔지만 규정속도 이하로 서행하는 차량은 11대밖에 없었다. 어린이를 태운 운전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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