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 공매도 거래량 1위…전체 거래량의 26.7% 달해

최근 주식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의 공매도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에 이어 4월에도 공매도 거래량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5일 장 마감 기준으로 삼성중공업의 106만5301주가 공매도돼 매매비중이 전체 거래량의 26.72%에 달했다. 마찬가지로 3일에는 57만9269주가 공매도됐다. 역시 매매비중이 전체 거래량의 25.59%나 됐다.

공매도는 가지고 있지도 않은 것을 판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주식을 사고 난 다음에 파는 것에 비해, 먼저 팔고 난 다음에 사는 기법이다.

일반적인 거래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이익을 남기지만, 공매도는 먼저 비싸게 팔고 나중에 싸게 사야 한다. 따라서 주가가 내려가면 공매도한 사람은 돈을 벌 수 있다.

이론적으로 어떤 기업의 주식이 공매도에 시달린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그 기업 주가의 하락을 예상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조선산업 불황으로 삼성중공업 역시 경영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글로벌 석유 해양시추업체의 경영난에 따른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지난 6일 노르웨이 증시에서는 세계 2위 시추업체인 시드릴(Seadrill) 주가가 이틀 만에 54% 폭락하는 사태가 벌여졌다.

100억달러가 넘는 채무 조정이 난항을 겪으면서 파산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그리스의 글로벌 시추선사인 오션리그(Ocean rig)도 지난달 뉴욕 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2척의 시드릴 해양시추설비를 건조하고 있다. 수주액이 10억4000만달러(1조1700억원) 수준으로, 30%의 선수금만을 받았기에 잔금이 8200억원이나 남았다고 알려졌다.

오션리그에서도 삼성중공업은 2013~2014년 드릴십 3척을 수주했다. 계약 당시에는 2015년부터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었지만 줄줄이 연기됐다.

이에 따라 한국기업평가는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을 유지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중공업 주식의 공매도가 활발하고 주가도 4월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계속 하락하리라는 섣부른 단정은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식시장에는 수많은 역선택이 존재하므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대세하락을 경험한 삼성중공업 주가는 올해 들어 꾸준하게 우상향 곡선을 그려 지난달 8일 52주간 최고가인 1만2600원까지 회복했다. 경영상황이 상당히 나쁘다는데 오히려 주가는 2개월여 만에 36%가량 반등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대세하락 도중에 오는 일시적인 반등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2013년까지 주당 4만5000원에 근접했던 삼성중공업 주가는 이후 길고 긴 미끄럼틀을 타고 지난해 말 925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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