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석(42·거제면)씨는 오늘도 "우리 지역처럼 공사를 많이 하는 곳은 없다"며 일을 마치고 돌아온다. 직업이 운송업이라 거제가 손바닥 안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하루아침에 바뀐 도로사정에 놀랄 때가 허다하다. 말 그대로 '깜놀'할 일이다.

도로를 오가다보면 며칠 전에 멀쩡했는데 갑자기 뒤집어져 있다. 무슨 공사를 하는 것 같은데 내용을 알 수가 없다. 운전하며 지나가면서 역시 그냥 '또 하는군'하고 만다.

문제는 공사를 알리는 표지판과 신호수다. 급하게 휘어지는 길이거나 고속도로처럼 차량이 빠르게 지나가는 곳에서 예상치 못하게 만나는 신호수와 공사 표지판은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가게 한다.

그때마다 급히 브레이크를 밟게 되는데 조금만 방심하면 길에서 벗어나 대형사고로 이어지기에 정말 위험한 것이다. 만약 뒤따르는 차가 있었더라면 사고가 났을법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자신의 동네인 거제면에서 일터로 가다보면 이러한 도로공사 현장이 자주 나온다. 한 차로를 통째로 점유하고 하수구 공사를 하는 곳도 있는데 봄바람에 날린 먼지가 온 동네를 가득 메운다. 언제나처럼 신호수와 공사 표지판은 잘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나타난다.

오늘 마주친 공사 안내판은 운전석에서 보이지도 않는 인도 위에 얹혀있다. 표지판이 가벼운 것인지 봄바람이 심술궂게 맹렬했던 것인지 벚꽃 흩날리듯 떨어져 버린 곳도 있다.

김 씨는 "안전운전을 위해서는 단속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예방이 최우선이다. 공사를 하면 운전자가 적응할 수 있는 표지를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며 "공사 상황을 알리지 않거나 갑자기 표지판과 신호수가 나와서 교통사고로 이어진다면 시공사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호수와 표지판를 많이 세우려면 비용이 더 들어갈 수는 있다. 하지만 모두의 생명이 달려있는 사안을 가볍게 취급하면 곤란하다"며 "바람이 조금 세게 불면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는 공사안내 표지판을 시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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