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선주측 인도…세계 최초 북극항로 운항

대우조선해양이 액화천연가스(LNG)를 싣고 북극항로를 오갈 수 있는 쇄빙선(사진)을 세계 최초로 인도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세계 최초로 수주한 '쇄빙액화천연가스운반선(이하 쇄빙LNG선)'이 빙해 테스트를 비롯한 모든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지난달 28일 선주 측에 인도됐다.

길이 299m, 폭 50m인 쇄빙LNG선은 우리나라 전체가 이틀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인 17만 3600㎥의 LNG를 운반할 수 있다.

선수와 선미 부분에 일반 선박의 강판보다 3배가량 두꺼운 70mm 두께의 초고강도 특수강판을 사용했기에 최대 2.1m 두께의 얼음을 깨며 항해할 수 있다.

쇄빙LNG선은 척당 가격이 3억 2000만 달러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척당 약 2억 달러 수준인 일반 LNG운반선보다 약1.6배 비싸다. 현대 최첨단 조선기술의 집약체인 쇄빙LNG선은 얼음을 깨고 나가기 위해 얼마만큼의 추진력이 필요한지를 계산하는 것부터가 매우 중요하다.

LNG운반선의 특성상 선체 내부에 엔진이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을 가능한 줄이면 좋기 때문에 계산이 잘못되면 배가 좌초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수주 협상 과정에서 자사가 제시한 예상 추진력 수치가 선주 측이 자체 도출한 수치와 일치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영하 52도의 극한에서도 모든 장비가 안정적으로 돌아가기 위한 방한처리 기술과 함께, 배가 앞뒤로 들썩이며 얼음을 깨도록 360도 회전이 가능한 특수 추진시스템인 '아지포드 스러스터(Azipod Thruster)' 3기를 장착했다.

이번에 인도한 쇄빙LNG선은 이른바 야말(Yamal)프로젝트에 투입되는 15척 중에서 첫 생산품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4년 야말 프로젝트에 투입될 쇄빙LNG선 15척 모두를 척당 총 48억 달러(약 5조원)에 수주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야말 프로젝트는 시베리아 최북단 야말반도에 매장된 약 1조2500㎥의 천연가스전을 개발해 연간 1650만톤의 LNG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러시아 최대 가스회사인 노바텍(Novatek)과 프랑스 토탈(Total), 중국 CNPC 등 세계적인 에너지기업이 참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천연가스 추정 매장량 1조 2500억㎥는 우리나라가 60년 가까이 사용할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08년부터 기후변화에 따른 북극항로가 열린다고 보고 극지용 선박 개발을 시작했다.

극지용 탱커·극지용 LNG운반선·극지용 드릴십을 개발하는데 성공한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 4월 핀란드에서 열린 북극해 관련 포럼(Arctic Forum)에 참가해 쇄빙LNG선 모형을 공개했다.

실물보다 1:36 비율로 축소한 해당 모형이 성공적으로 얼음을 깨나가는 모습을 보여줘 자사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렸다.

한편 이번에 인도된 선박은 오는 10월부터 북극항로를 통해 아시아지역 및 북유럽 지역에 LNG를 운송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020년까지 15척을 모두 성공적으로 인도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이번 성과는 북극항로가 열림에 따라 관련 시장의 확대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실적개선의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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