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성 본지 대표이사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거제종합사회복지관 운영 당시 거제의 모 시민이 기부한 '아프리카의 기린'이라는 김중만 작가의 작품이 도난당했다. 예술품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기는 좀 그렇지만 수백만원을 호가한다고 한다.

문제는 원(原) 주인인 시민이 이 사실을 지적하기 전까지 거제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아무도 몰랐다는 것이다. 이에 복지관 측은 선임자와의 인수인계가 원활하지 않아 일어난 일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빙산의 일각인지, 아니면 이것이 전부인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예술품 하나 때문에 다시 진흙탕 싸움을 옆에서 지켜보게 생겼다. 작품의 소재를 묻는 질문에, 선임자들은 선임자의 입장에서, 후임자들은 후임자 입장에서 할 말들이 한 가득이다. 부당해고 다툼, 휴직한 전임자의 업무파일 삭제 등 복잡하다.

자산관리가 투명해야할 복지관에서 위탁이 되고 안 되고가 왜 그렇게 문제되는 것인지. 특정인 채용을 위한 문서조작, 쌀 납품 리베이트, 납품업자 리베이트, 부당해고 등 아직도 양쪽의 입장이 팽팽하다.

더러워서 피할 것이 아니라면 밖에서 관망만 하지 말고 우리도 이제 전 위탁자 A관장과 현 위탁자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의 말을 냉철하게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우선 분란의 제일 큰 원인을 제공한 쪽은 체계 없는 시(市) 행정이다.

민간 위탁자가 복지관을 사유화하려는 욕심을 부릴 경우에 대비하지 않았고, 위탁기간이 끝나 위탁기관이 바뀌었을 때 고용승계를 어떻게 할지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 그리고 전 위탁자인 조계종사회복지재단 관계자들의 재위탁받지 못한 서운함은 일면 이해는 간다.

하지만 위탁기간이 정해져 있어 특정인이 영구히 운영할 수 없는 이곳에 대한, 미련의 이유를 모르겠다. 항간에는 복지관 관장을 하고 나면 건물을 짓는다고 한다. 전 관장이었던 A씨의 건물 신축을 빗댄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자신들이 운영하면 괜찮고 희망복지재단이 운영하면 큰 문제가 되듯 말하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복지관을 꼭 외부 민간 법인에서 운영해야 할 이유는 없다. 다른 도시를 봐도 복지관을 지방자치단체와 연계된 공공 법인에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시 행정도 희망복지재단 이사장과 복지관 관장의 채용에 신중의 신중을 기해 유능한 인재선발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측근 인사'라는 구시대적 단어가 들리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전 위탁자와 다툼이 있는 부당해고 문제에서 절차상 잘못된 점이 있다면 인정할 건 인정하고 법적인 절차에 따라 결론을 내려야 한다. 어느새 해고직원의 잘잘못은 온데간데 없고 부각된 부당해고 절차만으로 그들은 시민의 동정심과 정치노선을 이용하지 않는가.

얼마 전에는 전 복지관 관장이었던 A씨가 권민호 시장 앞으로 4번째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한다. 그 글은 '의혹'이란 단어로 권 시장을 들췄다. 권 시장 아들의 입사를 비리처럼 표현했고 재산증가 부분에서도 의혹이라는 단어를 썼다.

수협 건에 대한 취재결과가 본사 기사로 올라가 있고, 재산도 공시지가가 상승으로 늘어났을 뿐 시장 취임 후 신규 재산취득은 없었음이 취재결과 확인됐다. 남을 비판하고자 할 때는 자신의 신발 바닥을 먼저 살피라는 말이 있다.

권 시장은 정치인이다. 시민의 비판을 들어야 하고 들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폭로를 하려면 제대로 하자는 것이다. 반대로, 공개서한을 보낸 A관장에게 복지관 취임전 재산 상태와 현재의 재산 현황을 밝혀 재산증식의 과정을 설명하라면 어떨지 모르겠다.

정말 '가십'으로 떠도는, '관장을 맡고나서 재산이 많이 늘었나보다'라는 소문을 불식시킬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이제는 복지관과, 희망복지재단과, 거제시 사업에 대한 모든 위탁자의 재산현황 및 변동신고도 받는 조례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내로남불'의 공개편지는 사심 없었던 기부자에 대한 모독이며 명예훼손이다. 희망복지재단에서 기부자의 명예를 찾아줘야 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사진 한 번 찍어 보려는 욕심에 기부를 할 수도 있겠지만 이 땅에는 선량하고 착한 기부자들이 더 많다. 우리가 들춰낼 수 없는 '원(原) 진실'이 있다면 법의 심판이라도 받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상대적으로 어려운 분들이나 내 부모님이 이용하는 복지관이 바르게 정상화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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