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까지 1억원 예산 투입…주민들은 "불편해서 못 가"

▲ 지난 2015년 2월 7900여만원을 투입해 준공된 옥포 야외공연장이 완공 후 10번도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연자와 관람객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고 지어졌기 때문. 거제시는 올해 2000만원을 들여 공연장 벽면을 정비할 계획이다.

지역민의 문화욕구 충족을 위해 조성된 옥포야외공연장이 완공 후 10번도 사용되지 않아 활용도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옥포야외공연장은 지난 2015년 2월 준공됐다.

옥포야외공연장 건립은 당시 이렇다할 소규모 야외공연장이 없고 고현·장승포동까지 가는데 불편한 점이 받아들여져 추진됐다.

거제시는 옥포1동 번화가인 옛 여객선터미널 옆을 주민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장소로 판단해 총 사업비 7913만원을 들여 무대와 객석을 만들었다. 올해에는 추가로 2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공연장 벽면을 정비한다.

지역에 거주하는 남녀노소가 자주 이용하리라는 기대를 품고 지어진 옥포야외공연장은 실제로는 활용이 잘 안 되고 있다.

지난 2015년 7월에 조명 설치공사가 끝나면 공연환경이 좋아져 활용도가 높아질 줄 알았지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공연은 10번도 채 이뤄지지 않았다. 지역주민과 전문가들은 옥포야외공연장이 지어질 때부터 공연자와 관람객의 편의를 잘 고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햇빛을 가리는 가림막이 관람석에는 없고 무대에는 너무 낮게 설치돼 불편하다는 것이다.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이 사업이 공연장 무대시설 전문가나 공연 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했는지도 의문이다.

옥포마을협의회 관계자는 "문화시설 공간 마련은 옥포동민들이 바라던 일이었지만 옥포야외공연장은 공연자를 위한 무대 가림막이 너무 낮아 관람객이 공연자를 잘 볼 수 없다"며 "관람객에게는 햇빛을 가리는 시설도 없어서 불편하다. 낮 공연을 하면 관객들이 직사광선에 노출되기 때문에 오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 한양여대 무대미술 교수는 "무대의 가림막이 적당한 높이가 돼야 하는데 키 큰 배우가 서면 머리가 닿을 정도로 낮아 불편하다"며 "지금처럼 높이가 낮으면 공연자가 뛰거나 왕성하게 움직이는 공연을 하지 못한다. 그러면 천장이 낮은 실내공연장에서 하는 공연과의 차별성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또 "관람석에는 가림막이 있어야 공연을 할 때는 물론이고 공연을 하지 않을 때에도 지나가는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데 옥포야외공연장은 그렇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야외 소규모 공연장은 잘 활용되기만 하면 대형 공연장이 하지 못하는 다른 성격의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부산 수영구 광안리 해수욕장과 해운대구 해운대 해수욕장 옆에 있는 야외공연장이 좋은 사례다. 행사를 치를 수 있는 메인 광장이 별도로 있지만 해수욕장 모래사장에 1평이 채 안 되는 무대를 일정 간격을 두고 설치했다.

이 무대에서는 지나가던 사람들이 취향에 맞게 음악·마술·코미디 등 다양한 공연을 즐긴다. 전북 순창군은 소규모 공연장을 통해 지역 농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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