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윤 2017년 거제시의사회 신임회장

거제의 중심상권인 고현동 일대를 들어서면 병원 간판으로 도배가 된 건물이 보인다. 거제에 아픈 사람이 이렇게 많은가라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만큼 많다.

하지만 불과 3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 지역에서 각 분야의 전공의(全功醫)를 찾기는 힘들었다. 가정의가 모든 수술을 담당한다고 할 만큼 의료환경은 열악했고 큰 병이 들면 부산으로 서울로 떠나야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조선업 호황은 우리 지역의 의료 환경도 바꿔놓았다. 사람이 늘어나니 병원의 수도 의료진의 수준도 수직 상승했다.

거제시의사회는 그렇게 태동했다. 그들은 굳이 이 회(會)의 나이를 세지 않았다. 그래서 정확한 연혁은 없다. 다만 거제에 적(籍)을 둔 의사들이 친목과 화합을 목적으로 모인 것이다.

오늘날 190명의 회원을 둔 중견모임으로 자리매김해 오기까지 그들은 이렇게 우리와 함께했다. 이 거제시의사회가 지난 8일 2017 신임회장으로 조태윤(58·조피부비뇨기과)원장을 추대했다.

거제 아주동 출생으로 부산대 의대를 졸업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지금에 이르고 있는 조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어려워진 경기 속에서 의사회의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며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고 힘이 될 수 있는 의사회로 변화·발전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항상 환자를 본다. 그런데 내 앞에 있는 그 사람이 곧 내 모습이다. 그 모습을 좋게, 미소 짓게 하는 것이 우리의 참된 일"이라며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부드러운 태도는 결국 경제적인 부분을 덮을 수 있을 만큼의 크기로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말로 덕담을 더했다.

1995년 그가 거제도에서 개업을 할 당시 거제지역에 전문의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고 한다. 인연은 물결의 파장처럼 온다고 했던가. 그의 개업은 지역민에게 반가운 소식이었고 병원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는 지금의 불경기를 걱정하기 전에 지난 시간 거제의 호황기가 있었음을 감사해 했다.

그는 "지역민의 건강을 지켰다는 자부심도 있었지만 호황기에 힘입어 혜택을 입은 것도 사실"이라며 "불황기가 왔다고 우리지역을 모른 척할 수는 없다. 알려지려고 하지 않을 뿐 많은 의사들이 봉사단체에 들어가 활동하는 이유도 이런 것"이라는 말로 사회적 책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아침이면 등산을 즐긴다는 그는 "자신을 사랑하는 첫 번째의 조건은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건강을 위해 그는 항상 생활 속에서 행복을 찾으려 노력한다. 3~4평의 삶의 현장, 다양한 경험과 연륜의 사람들, 자신의 상냥한 성격, 이러한 생활 속 재료가 어우러져 그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조 회장은 마주앉은 이들과의 대화를 즐긴다. 그리고 마주한 자신의 얼굴을 기쁘게 미소 짓게 해준다. 그러니 그는 행복하다. 그는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기분 좋으면 그 파장이 다음 결을 타고 넘어가 주위를 밝힌다"고 말하며 웃었다.

더불어 그는 "이제 시작이다. 어떤 일을 해 나갈지 구체적이지는 못하지만, 지역민을 위해 190명의 회원들이 단합과 화합을 위해 열심히 해 나가겠다"는 다짐으로 마무리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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