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종합사회복지관, 이전 위탁기관 관리 소홀…시민제보 접수까지 몰라

시민이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에 기부한 유명 사진작가의 작품이 언제부터인가 보이지 않고 사라진 것으로 드러나 당시 위탁기관의 허술한 운영에 대한 비판이 일고있다.

최근 양정동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유명 사진가 김중만 작가의 작품이 사라졌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개관 당시에 기부된 이 작품은 김 작가가 아프리카 초원지대에서 찍은 기린 사진으로 알려졌다.

요즘은 아프리카 초원지대 '사바나'에서 찍은 동물 사진이 흔하지만 1954년생인 김 작가가 작품활동을 할 때는 그렇지 않았다.

한국 경제가 성숙하지 않았고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았던 당시에는 아프리카에서 학술 목적이 아닌 예술사진을 찍는 김 작가의 시도는 상당히 참신하게 받아들여졌다. 때문에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라진 작품도 꽤 높은 가치를 지닌다는 평가다.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측은 김 작가의 사진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을 운영하고 있는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은 제보를 받기 전까지 이 사실을 몰랐다.

기부물품 목록과 현물을 이전 위탁운영기관인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인수인계 과정에서 이를 설명해야 하고 희망복지재단에서도 철저하게 확인했어야 함에도 그런 인수인계가 되지않은 것이 원인이다.

사회복지시설 운영규정에 따르면 '후원금의 수입 및 지출내용과 관리의 명확성이 확보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명확성이 확보되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조사결과 해당 작품의 이름이 개관 당시에 작성된 후원품 목록에서 발견돼 기부된 것은 사실임이 드러났다. 하지만 후원품으로 받았다는 것만 기록했을 뿐이고 이후 어떻게 관리했는지는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해마다 관련규정에 따라 자산목록을 만들기는 했지만 후원품은 여기에 넣지 않았다. 따라서 자산목록을 아무리 뒤져도 김 작가의 작품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이전 위탁운영기관이었던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의 관장이었고 현재 '좋은벗'을 이끌고 있는 A 대표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고,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사무국장이었던 B 전 국장은 "후원품은 관리규정에 따라 관리됐다. 지금은 내가 현직에 있지 않으므로 자세한 설명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직원들에 따르면 기부된 미술작품은 대체로 복지관 건물 복도에 전시해왔다. 장기근속 직원들은 "김 작가의 사진작품을 본 사실이 있다"고 말하며 "언제부터 없어졌는지는 모르겠다"는 증언이다.

기부돼 목록에도 존재하고 전시되기도 했던 김중만 작가의 사진작품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는데도 누구 하나 답을 하지 못하는 것은 기부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관리자의 책임 회피다.

비단 김 작가의 기부작품만의 해당사항인지 더 많은 기부품·현물이 사라진 것인지 지금이라도 기부물품 목록과 현물을 확인하는 철저한 감사가 필요할 것 같다.

지난 2015년부터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은 이번 사건 말고도 수많은 업무의 인수인계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은 복지시설 민간위탁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거제시가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거제시희망복지재단과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사회복지시설의 운영은 공무원보다 더 전문성이 있는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위탁을 주로 한다"며 "그런데 민간위탁기관이 투명하지 못한 운영을 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지자체가 설립한 공공재단이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제시희망복지재단에 대한 기부행위가 현재도 이뤄지는 상황에서 기부품과 후원에 대한 철저한 관리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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