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관 훼손에 교통사고 위험까지
시, 관광거제 타격 주는 불법광고물 엄중 처벌계획

▲ 최근 거제시가 불법광고물 정비사업을 집중적으로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제 전역 곳곳에 여전한 불법현수막이 버젓이 걸려있다. 아파트 분양광고나 골프 관련 현수막 등이 운전자들의 시선을 방해하면서 안전운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송정IC 구간에 내걸려 있는 대형 불법현수막들.

최근 거제시가 불법광고물 정비사업을 집중적으로 벌였음에도 일부 건설업체가 아파트분양과 관련한 불법 현수막을 내걸어 도시미관을 해치고, 지나가는 차량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초면 송정리 송정IC 부근은 거제시에서 가장 차량통행량이 많은 곳 중의 하나다. 그런데 지난 10일 확인 결과 송정IC 근처 벽면에 아파트 분양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어지럽게 내걸렸다.

주민들은 '특별분양', '골프장', '수혜지', 'KTX사곡역', '파격' 등 온갖 미사용어를 동원해 형형색색으로 만든 현수막들이 주변 경관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이 제기하는 더 큰 문제는, 도시미관을 해치는 것을 넘어 주변차량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현수막들은 송정IC에서 시내방향으로 향하는 차량의 정면 시야를 방해한다.

한 운전자는 "거가대로를 통해 시내로 들어오다가 보면 대형 현수막이 마치 산에 붙어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현수막에 가까워질수록 작은 글자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한눈을 팔다가 운전을 잘못하면 20m 정도 높이의 고가도로 위에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도 교통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옥포동에서 연초면 방향 옛 국도 14번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현수막 내용에 시선을 빼앗겨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 때때로 연출된다.

거제시가 불법광고물 정비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지만 여건상 중심상권을 중심으로 벌일 수밖에 없어, 시 외곽으로 갈수록 불법 현수막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거제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6일부터 올 2월28일까지 74일간에 걸쳐 불법광고물정비 사업을 벌인 결과 현수막 620개, 벽보 1460개, 전단지 1330개 등 모두 3410개의 불법 광고물이 철거됐다. 이에 따라 거제시내의 도시미관이 꽤 좋아졌다는 것이 시민들의 대체적인 반응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거제시 모든 지역에 내걸리는 불법 광고물을 다 단속할 수는 없다. 지난해 현수막 4173개를 비롯한 1만2861개의 불법유동광고물을 단속하고 74건의 행정처분으로 9105만2000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지만 여전히 단속을 피해가는 불법광고물은 남아있게 마련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불법 광고물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어 하루에 53건 이상의 철거가 이뤄지고 있다"며 "행정의 손이 닿기 힘든 곳에서도 불법광고물을 뿌리뽑고자 수거보상제를 확대하는 한편 시·면·동 합동단속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도·단속 및 불법광고물에 대한 행정처분시 엄격하게 관련법을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거제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법광고물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기에, 가장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시민의식의 향상에 있다고 해당지역 주민들은 말한다.

연초면에 사는 B씨는 "아파트 업자들이 불경기에 분양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불법광고물을 부착하면 안 된다"며 "불법광고물 때문에 시민들이 피해를 입게 되고, 한 순간의 이익을 쫓아 불법 광고물을 내걸은 업체 이미지도 나빠지므로 결국 업체도 손해"라고 말했다.

한편 거제시는 불법 광고물이 '관광거제'의 브랜드 가치에 손상을 입힌다고 보고 앞으로 시 외곽지역에 걸린 불법광고물을 적발하게 되면 관련법을 최대한 엄중하게 적용해 처벌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