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교육지원청 제24대 이승열 교육장

"부모는 멀리 보라고 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고 합니다. 부모는 함께 가라고 하고 학부모는 앞서가라고 합니다. 부모는 꿈을 꾸라고 하고 학부모는 꿈 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지난 1일 거제교육지원청은 제24대 이승열 교육장(61)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했다. 경남 사천시 출생인 그는 1983년 연초중을 시작으로 옥포중, 거제공고, 경남산업고, 거제여상, 지세포중까지 38년동안 교육계에 몸을 담아 왔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이 교육장은 "이 자리의 영광과 무거움을 동시에 느낀다"며 "힘들고 바쁘게 사는 것이 삶이다. 그 바쁘고 힘듦 속에서 하나를 더 해야 보람있는 일이 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의 교육현장은 신규와 경력자만 많다. 다르게 표현하면 중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분들의 유출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여건 속에서 신규가 가지는 열정과 경력자가 가지는 경험이 융합되어 보여주는 모습은 의욕적이고 왕성해 신이 난다"고 말했다.

또 "직원간의 소통과 협력이 이뤄져 학교가 행복하고 즐거워지면 발생되는 문제점이 최소화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우선 아이들의 건강과 환경문제에 초점을 맞추면서 교육 본질의 회복에 온 힘을 쏟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의 주체적인 생각을 중요시한다. 그리고 그들의 진취적 활동을 옹호한다. 교육은 기다림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시간이 주어지길 바라는 것이다.

5남2녀의 3남으로 자란 그는 중학교를 시험쳐서 들어가는 마지막 세대였다. 진주중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들어갔다. 61년의 생을 돌아보아도 초등학교 5~6년 그때만큼 공부를 많이 했던 적이 없었단다. 감수성이 예민하고 아무것도 형성되지 않은 중요한 시기에 강압적으로 밀어 넣는 공부는 고통이었다. 경험에서 나온 그의 교육철학.

그는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 변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교육은 기다림이다. 학교도 학부모도 멀리 볼 수 있는 시선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묻는다.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

이 교육장은 교직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를 회상했다. 교사 생활을 이어가면서 그에게도 목마름이 생겼다. 고등학교에 부임해서는 조금은 거칠고 조금은 힘든 이들을 이끌 방법이 어딘가 있을 것 같았다.

그 목마름의 답을 구하고자 했다. 그리고는 대학원에 진학해 상담심리를 전공했다. 상담심리학은 그에게 다른 세상을 보여주었다. 소통이라는 단어를, 인내라는 단어를, 듣는 이의 마음가짐을 봤다.

이렇게 이 교육장이 새롭게 익힌 교육은 선생님 밴드 '서당패'로 실천됐다. 한동안 신문에도 오르내릴 정도로 사회에 이슈였다. 이 밴드는 학생들의 생일을 챙겼다. '난 공부 못하는 아이, 생일 한 번 챙겨받지 못한 아이. 난 아무것도 아니야'를 입에 달고 다니던 아이들의 가치를 선생님들 손으로 올리고 받들려고 애썼다.

'아이고, 그만하이소. 한 곡만 부르이소. 뭐 또 부릅니까.' 손사래가 오가는 와중에 일어나는 작은 차이를 보고 인내하고 이끌었다. 변화는 그렇게 생겨났다.

교육은 그런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 변화를 믿는다. 그는 "우리의 마음이 전달되는 것이 느껴진다. 교육은 결국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문턱을 낮출 것이다. 소통을 하게 할 것이다"라고 큰 그림의 속내를 드려내며 인사로 마무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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