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진 칼럼위원

▲ 김형진 서울아동병원 원장

어린이들에게서 장염은 주로 여름철에만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겨울철에도 바이러스성 장염이 유행한다.

만5세 이하 어린이에게 감염되기 쉬운 로타 바이러스 장염은 로타 바이러스에 의해 대변과 입으로 감염되는 것이 주요 전파 경로로 약 24~72시간의 잠복기를 가진다. 구토·발열·피가 섞이지 않은 물설사를 초래해 탈수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질병이다.

설사 증상으로 입원하는 5세 이하 어린이의 1/3정도는 로타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이 있다. 태어난 지 1개월이 안 된 영아 감염의 약 1/3에서는 설사를 보이나 2/3에서는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지만 6개월~2세의 유아들에게서의 발생률이 가장 높고, 2~3세까지는 모두 감염된다.

로타 바이러스 장염은 로타 바이러스 감염 후 임상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증상이 없어진 후 10일까지 감염된 사람의 대변에 존재해 감염된 사람이 증상을 보이지 않더라도 로타 바이러스는 이 기간 동안 손과 입을 통해 쉽게 전파될 수 있다.

화장실에서 변을 본 후 또는 아이의 기저귀를 교환한 후 손을 씻지 않으면 바이러스는 그 손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다. 때때로 오염된 물이나 감염된 비말(기침·재채기·콧물)을 통해서도 바이러스가 전파된다.

로타 바이러스 장염의 증상은 구토·발열·물설사로 인해 탈수증을 일으킨다. 이와 같은 임상 증상으로 설사·발열·구토 증후군이라 일컫기도 한다. 환아의 30%는 39℃를 넘는 발열을 보이고 일반적으로 증상은 4~6일간 지속되는데 대변검사 상 혈액이나 백혈구는 관찰되지 않는다.

로타 바이러스는 설사를 유발하는 바이러스 중 가장 심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나 감염이 되어도 증상을 보이지 않는 사례도 많다.

로타 바이러스 장염의 진단은 대변이나 직장 도말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항원을 확인하거나 혈청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상승하는 것을 확인하면 진단할 수 있고 그에 대한 치료 방법으로는 로타 바이러스 자체를 치료하는 방법은 없으나 탈수에 의해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탈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탈수에 대한 기본적인 치료는 경구나 정맥을 통해 충분한 양의 수액을 보충하고 지사제의 사용은 삼가하고 항생제나 장운동 억제제도 사용하지 않는다.

로타 바이러스 장염의 예방법으로는 로타 바이러스가 대변과 입을 통해 전파되므로 로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개인위생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권장하나 로타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생존력이 강해 효과적으로 전파를 방지하는 것은 어렵다. 흔히 사용하는 소독약에는 강한 저항성을 보이나 염소소독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경구 면역 글로불린 투여가 질환을 경감시키고 부분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고 여러 연구에 의해 로타바이러스 장염에 대한 다양한 방어 효과가 관찰되었으므로 모유수유를 권장한다.

로타 바이러스 약독화 백신인 로타릭스와 사람·소 유전체재편성 백신인 로타텍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장중첩증 위험 없이 로타 바이러스에 합병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돼 로타 바이러스 예방접종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방접종의 효능 연구에 의하면 접종 후 1년 내에 발생하는 심한 로타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85~98%의 방어력이 있고, 심한 정도와 관계없이 모든 로타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74~87%의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로타 바이러스 감염자의 격리가 어려우므로 어린이가 병원이나 산후조리원, 어린이집 등 단체시설을 방문한 후에는 반드시 손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로타 바이러스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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