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거제는 온통 불법광고물과 현수막의 천국이다. 사람이 조금 다닌다 싶으면 여지가 없다.

아파트 분양 ·개업 광고에, 공익이라는 허울로 온갖 단체들이 도로나 산, 심지어 시청 앞 보도에도 형형색색 불법현수막이 내걸린다. 아마도 공무원이나 단속자가 쉬는 빈틈을 찾는 것이리라. 이들은 합법적인 현수막 게시대가 비어 있는데도 게시대를 활용하지 않는다.

김현수(35·수월동)씨는 아이가 아파트광고로 한글을 배울 지경이라는 우스개를 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관광을 거제의 미래 산업으로 제시하지만, 정작 불법 광고물로 도배된 거리에 눈살 찌푸리는 관광객 불만은 외면하고 있다"며 "부족한 행정을 탓하기보다 이제는 시민이 나서서라도 불법광고물과 현수막을 제작하고 부착하는 업체를 신고해야 할 때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해 거제시가 어느 아파트 불법광고물 업체를 끝까지 추적해 과태료를 부과했다는 말을 들었다. 노력하는 행정의 본보기가 될 것 같아 흡족하기도 했다. 하지만 늘 그때뿐인 것 같다"며 "불법광고물 등 현수막 수거 보상제도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불법 광고제작물을 직접 철거 및 수거하며 옥외 광고물업체와 불법광고물 금지를 계도하는 현수막을 제작해 설치하는 방안은 어떨까"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요즘 아르바이트 학생을 고용해 '움직이는 현수막'을 만들 정도로, 적발돼 벌금을 내더라도 홍보효과만 크다면 불법도 상관없다는 행동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불법 광고물과 불법 현수막을 게시하다가는 강력한 행정처분과 주변의 비판이 뒤따른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바꿔나가야 하겠다.

김씨는 "우리가 정말 관광거제를 꿈꾼다면 깨끗한 거제를 만들어 놓는 것이 기본이다. 손님을 맞이할 때도 최소한 집안청소는 하지 않나"라며 "불법 광고물로부터 자유로운, 관광거제를 우리 손으로 만든다는 옥외광고물 제작업자들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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