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라임오렌지나무 - J. M. 데 바스콘셀로스 作
거제신문 제15회 독서감상문 공모전, 중등부 장려 작품

▲ 남은진(해성중 3년)

"왜 아이들은 철이 들어야만 하나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속 독자들의 눈물의 원인이 됐던 제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말썽을 부리는 공상가이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5살짜리 어른이기도 했었다.

그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아서 글을 깨우치고 무엇이든지 외우는 천재적인 아이이기도 했기에 일찍 들어간 학교에서도 방황하지 않고 '모범생'이란 소리를 들으며 선생님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던 귀여운 아이였다.

그렇지만 제제는 집에만 들어가면 찬밥신세였다. 그는 평소 뱀놀이, 불장난, 달리는 차에 올라타기, 심한 욕 등을 습관처럼 했고 그런 그에게 가족들은 좋은 말로 타이르기는 커녕 망나니, 나쁜놈, 억센 털 러시아 같은 놈, 개새까라며 어린아이에게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해댔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거나 벨트로 때리기도 했다.

특히 그의 아빠와 또또까 형이 말이다. 그렇게 미움을 받아도 장난을 멈출 수 없단 듯이 제제는 어느날 마을의 잘나가는 포르투갈인인 뽀르뚜가 아저씨 차의 스페어타이어에 매달려 장난을 치다 마을사람들에게 망신을 당하고 만다. 이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서로 이를 가는 원수 사이가 됐다.

제제는 거기에다 '나중에 어른이 된다면 저 아저씨를 꼭 죽일 거야'라는 무서운 상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의 두 번째 만남을 달랐다. 발을 다쳐 걷기 힘들어하는 제제를 뽀르뚜가가 병원에 데려다주고 집까지 태워다 주는 길에 둘은 서로 화해를 하고 둘도 없는 친구사이가 됐기 때문이다.

두 번째 만남으로 시작해 제제는 가족에게도 받지 못하는, 가족에게만 받을 수 있는 사랑과 관심을 뽀르뚜가에게 받으며 "나는 당신과 화해하기 전까진 당신을 내 마음속에서 죽였어요.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거죠. 하지만 화해를 하고 나선 당신을 또 다시 죽였어요. 당신이 내 마음속에 다시 태어나게 말이지요"라며 자신을 양자로 삼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그 부탁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제제의 부탁으로 인해 뽀르뚜가는 그를 더욱 더 아끼게 돼 같이 드라이브를 가고 더 많은 얘기를 한다. 가족에게 학대받은 제제를 위로하고 낚시를 가기도 한다.

그렇게 제제의 부탁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그는 집에 들어가면 자신의 말동무가 돼주는 오직 그만이 라임오렌지나무와 그의 편이 돼주는 글로리아 누나, 로이스 그리고 자신의 영원한 친구이길 바랬던 뽀르뚜가로 인해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들을 위해서 제제는 이제 자동차 바퀴에 매달리거나 욕을 하는 등의 심한 장난도 멈추고 평소 좋아하는 서부영화의 밀단 카우보이를 생각하며 라임오렌지나무 가지에 올라가 나무와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공유하며 아이다운 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뽀르뚜가가 기차에 치여 죽음의 길로 들어가게 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제제는 더이상 자신에게 사랑을 일깨워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슬픔에 빠져 어린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이해하고 삶의 이치를 깨달아가게 된다. 책을 덮고 나서도 그 말이 아른거린다.

'사랑하는 뽀르뚜가, 저는 너무 일찍 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제제와 나에 대해 생각해 봤다. 그와 나는 적은 차이점과 많은 공통점이 있었다. 가족들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하루가 멀다하고 매를 맞은 것과 심한 장난꾸러기라는 차이점이 있었다.

하지만 제제의 심한 장난의 원인 '사랑결핍증'이란 것을 나는 깨달았다. 그럼 공통점은 무엇일까? 우리는 '또래보다의 어른스러움'이 닮은 것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 '어른스러움'은 몸이 성장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마음이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제제와 나의 모습 때문에 책을 덮어도 그 책속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마치 한 편의 감동스런 영화를 보고나서 그 영화의 여운을 점더 오래 느껴보고자 끝까지 않아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 세상의 모든 제제에게, 모든 뽀루뚜가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나는 이게 글을 마치고 다시 이 책을 읽으려 한다. 이 책을 접하는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순수한 5살짜리 어린아이 제제의 마음이 전달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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