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복 칼럼위원

▲ 이상복 옥포 자향한의원장

만성적으로 목과 어깨가 아프거나 결리고 당기고 팔이 저리는 증상으로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최근 몇 십년간 텔레비전·모니터·핸드폰 등 볼 거리가 많아지고 최근에는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늘어나면서 손에 기기를 들고 목과 어깨를 웅크리고 보는 자세 때문에 더욱 이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적을수록 이러한 증상이 증가했지만 요즘은 생활양식의 변화로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청소년들에게도 많이 나타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척추를 옆에서 바라보면 몇 개의 휘어진 만곡이 있는데, 목과 허리는 C자 형태로 앞으로 휘어져 있어서 '전만(前彎)'돼 있다고 하고 등과 천추·꼬리뼈부위는 역C자 모양으로 뒤로 휘어져 '후만'돼 있는 것이 정상입니다.

이는 체중을 항시 받치고 있는 척추와 그 속을 지나는 신경과 척추가 감싸고 있는 장기들을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형성된 것으로, 이러한 만곡이 소실된 상태를 부위에 따라 일자목·일자허리·편평등이라고 합니다.

이중 일자목에 대해서 살펴보면 목을 이루는 경추는 7개로 구성돼 있는데 매우 무거운 머리를 받치고 있고 혈관과 신경 등 중요한 구조물이 모여서 지나가고 있어서 그 중요성이 크고 잘못된 자세나 생활습관에 의해 배열이 무너지는 경우가 발생되기 쉽습니다.

거북목은 목의 전만이 소실돼 머리가 앞으로 빠져있는 상태를 말하고 이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들을 거북목증후군(forward head posture)이라고 합니다. 미관상 보기에도 좋지 않지만 이로 인해 통증이 생겨나고 무게 중심이 무너져 전체 척추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머리가 앞으로 쏠리면서 혈액순환장애 및 긴장성 두통을 유발하기도 하고 이로 인해 집중력이 저하되고 업무효율과 학습능력까지 떨어집니다.

통상적으로 사람은 머리가 앞으로 1㎝ 빠질 때마다 목뼈에 2-3㎏씩 하중이 더 걸리게 되는데, 거북목의 경우 최고 15㎏까지 하중이 더 걸리게 돼 뒷목의 통증과 어깨 결림을 호소하게 됩니다.

거북목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목뼈에 비정상적인 압박이 가해져서 목에 관절염이 생길 수 있고 더 진행되면 단순 통증뿐만 아니라 전신적인 자세가 무너지기 때문에 호흡에도 영향을 주어 폐활량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목뼈의 배열이 이렇게 무너지면 뼈와 뼈사이에서 쿠션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한 쪽으로 눌리게 되고 척추의 공간이 좁아지면서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이 줄어듭니다.

이 상태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 디스크가 눌려서 제 위치에서 튀어나오고 이 튀어나온 부위가 주변의 신경과 혈관을 누르게 되면서 목과 어깨의 결림과 통증, 두통이나 고혈압·만성피로·상지로 전파되는 신경증상 등을 유발하게 됩니다.

이상의 증상은 목 디스크의 증상과 겹치는데, 일자목은 일자목에 그치지 않고 목 디스크나 목과 어깨의 다른 부분에도 변형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자목은 흉추나 요추같은 척추의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상기했듯이 척추는 전후로 만곡을 형성해서 중력에 따른 체중과 외부의 충격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자목이 되면 목과 허리는 짝을 이뤄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일자목에는 일자허리가 되기 쉽고 전체적으로 척추에 만곡이 소실돼 목에서 허리에 이르기까지 밋밋해지는 여러 가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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