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위로금 등 2000여억원
대우조선, 5280억원 기록 전망돼…단기간 주요 리스크 해결 불투명

삼성중공업이 국내 조선 빅3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달 25일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10조4142억원, 영업손실 147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2015년에 비해 7.2% 증가했고, 영업이익 역시 적자 기조는 이어졌지만 같은 기간 90.2% 늘렸다. 당기순이익도 88.5% 증가한 1388억원의 적자를 기록, 1조2121억원에 달했던 적자폭을 1년 새 대폭 줄였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에 기록한 적자는 지난해 2분기에 희망퇴직 위로금 등 일회성 비용 2000여억원이 반영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비록 연간 실적에서는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했지만, 4분기 매출 2조3855억원, 영업이익 464억원을 기록하는 등 일회성 비용이 대거 반영된 2분기를 제외한 나머지 3개 분기에는 모두 흑자를 기록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자구계획을 수립·실천하고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등 위기극복을 위해 모든 임직원이 노력하고 있다"면서 "올해도 자구계획을 성실히 이행하고 원가절감 활동을 지속해 적정 이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조선 3사 중 가장 늦게 실적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대우조선해양 역시 흑자전환에는 실패했지만, 적자폭을 줄인 것으로 예측됐다.

대신증권 보고서는 대우조선이 지난해 매출액 13조1170억원, 영업손실 52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의 경우 12.5%가량 감소하고, 영업 적자의 경우 2조4090억원가량 개선된 수치다.

영업 적자폭이 줄면서 당기순손실 역시 2조8050억원 감소한 5020억원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2조8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서면서 부실한 재무구조로 인해 제약이 있었던 수주활동이 일부 개선됐다는 평가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조선 3사가 거둬들인 실적이 업황 회복 덕분이 아닌 비용절감과 자산 매각, 계열사 수익 등에 따른 '불황형 흑자' 형태를 띠며, 올해 역시 그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손익과 무관하게 최근 몇 년 간 급감한 수주 실적이 시차를 두고 반영돼 올해 매출액은 모두 지난해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가는 올해 현대중공업이 35조4400억원, 대우조선이 9조475억원, 삼성중공업이 7조7300억원의 매출을 각각 거두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올해도 조선업황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향후 대외적인 환경변화나 구조조정의 성패에 따라 조선 빅3의 영업실적도 가변적일 것으로 추정됐다. 단기간 내에 조선산업 전반의 주요 리스크가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한국신용평가는 연초 보고서에서 "글로벌 조선산업의 침체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며 "수주부진과 건조물량 축소로 사업 안정성이 저하되고 영업실적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각사별로 보유자산 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확보와 재무구조개선이 진행되고 있으나, 선수금 유입확대와 건조대금 회수 등을 통한 자체적인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데는 추가적인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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