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일 편집국장

남구는 울산에서 최대 인구와 상권이 밀집한 기초단체다. 석유화학산업이 밀집한 공단을 중심으로 발전해 산업도시 성격이 강했다. 남구에 위치한 장생포는 국내 고래잡이 전진기지로 번성했지만 1986년 상업포경 금지 조치로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마을에 남은 고래잡이 역사는 문화·관광산업에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남구는 지난 2005년 고래박물관 개관을 시작으로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바다여행선, 고래문화마을 등 고래관광 인프라를 잇달아 조성했다. 그런 노력으로 장생포는 한해 70만명 이상 방문하는 관광지가 됐다.

각 관광시설이 모두 뚜렷한 개성을 지녔지만 그중에서도 돌고래 수족관이 있는 고래생태체험관은 장생포의 '킬러콘텐츠'였다. 고래생태체험관은 살아있는 돌고래를 구경할 수 있는 수족관을 중심으로 어류수족관, 4D영상관, 장생포 디오라마관 등 구경거리가 많아 남녀노소에게 인기가 높다. 규모는 민간업체가 운영하는 대형 아쿠아리움에 비할 수는 없지만, 장생포 역사나 특유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시설로 손색이 없다.

실제로 고래생태체험관 관람객은 개관 이듬해인 2010년 28만7000명에서 2015년 44만4900명으로 5년 만에 55% 증가했다.

지난해 경기도 이천시를 다녀간 체험관광객은 35만여명이고 이에 따른 매출도 45억4000만원에 달했다. 이는 2015년의 19만여명에 비해 86%가 성장한 결과다.

이천시 체험관광이 최근 급속한 성장세를 이룬 것은 이천시와 체험관광 운영조직인 (사)이천농촌나드리의 적극적인 협업의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유명한 산이나 바다 등 자연 관광자원이 부족한 이천시는 농촌체험을 비롯한 체험관광에 주목하고 2011년부터 이천나드리를 조직해 농촌체험 활성화에 주력해 왔다.

창립 당시 26개 회원에 불과하던 것이 5년이 지난 2016년 현재 45곳으로 늘어났다. 또 나드리 조직을 확대해서 온오프라인 영업망을 새로 구축했다. 체험프로그램을 직접 영업하는 지자체는 이천시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체험을 다녀간 관광객 데이터도 착실히 수집해 현재 1만7000여개의 데이터를 활용해 홍보하고 있다. 이 데이터는 지난해 10월에 열렸던 이천체험문화축제에 1만2000여명의 체험객이 다녀가는 데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올해는 5만 여개의 데이터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이천시는 지난해의 성과를 발판으로 올해는 50만명의 체험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회원사도 50곳으로 확대하고 매출도 1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단순 체험만으로는 이같은 매출 목표 달성이 어렵겠지만 체험과 특산품 판매를 결합시켜 6차산업 시스템을 잘 만들면 가능하다는 구상이다. 체험관광이 이천시의 '킬러콘텐츠'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울산 중구청은 올해 종갓집 중구의 대표 캐릭터인 '울산큰애기'를 기반으로, 스토리가 있는 문화관광 도시로의 도약을 모색한다. 화려한 랜드마크보다 골목 구석구석을 찾는 최근 관광객의 수요를 감안해 원도심 곳곳에 독특하고 재미난 조형물을 설치해 관광객의 발길을 유인한다는 전략이다.

결국 울산 중구청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킬러콘텐츠'는 '울산큰애기' 캐릭터 개발과 조형물 조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업 불황으로 극심한 타격을 입은 거제시는 올해 관광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는다고 밝히고 있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조선에 치우친 지역경제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관광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관광지도를 바꾸는 대규모 숙박시설 유치와 다양한 관광인프라를 구축해 테마가족형 관광객이 늘어나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거제 관광에는 대표 음식도, 특색도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 두 가지 지적이 거제관광의 현주소를 대변하고 있다. 관광산업은 공을 들이면 성공할 수 있는 분야다. 그리고 엄청난 게 아니다. 다양성을 강조하는 시대 흐름에 맞추면 된다. 환경과 교통, 음식과 문화 등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형태의 개념들을 조화롭게 하면 된다.

궁극적으로 특화된 관광 콘텐츠 개발이 성공조건이다. 명소 하나에 특색 하나, 즉 확실한 '킬러콘텐츠'가 거제를 찾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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