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창일 편집국장

거제시는 매년 낙동강 하구언에서 흘러내려오는 각종 쓰레기와 지역 연안에서 버려지는 해양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각종 폐어구와 폐스티로폼 등 어민들이 해상에 버리는 쓰레기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어 어족자원 고갈 역시 진행되고 있다.

해변을 끼고 있는 전국 지자체는 해양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다. 전남 고흥군은 시산도와 인근 해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한 곳에서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시산도 폐기물처리장 설치사업을 완료하고 2015년 6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시산도는 고흥군을 대표하는 섬으로 해안의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김이 많이 생산되는 섬이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해양쓰레기와 생활쓰레기를 처리할 수 없어 섬 주민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고흥군은 총 사업비 15억원을 투입해 매립·소각·재활용품 선별 등의 기능을 갖춘 복합위생 쓰레기 처리시설을 마련했다.

시산도 폐기물처리장은 섬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해 차단형 침출수 처리 설비를 갖췄다. 차단형 침출수 처리 설비는 쓰레기 매립과정에서 발생한 침출수가 2차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것을 막고자 내부 지하에서 침출수가 밖으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한 시설이다.

빗물 유입이 없고 해충의 접근도 적어 시설관리에도 큰 장점이 있다. 또 소각 후 발생한 소각재와 불연성 쓰레기는 매립 후 10년 뒤 전량 고흥 폐기물처리장으로 이송해 처리한다.

고흥군의 시산도와 반대로 섬들의 고향으로 불리는 전남 신안군은 해양쓰레기종합처리장 건립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신안군의 해양쓰레기종합처리장 건립사업은 흑산도를 제외한 13개 지역에서 발생되는 각종 해양쓰레기 등을 처리하는 시설로, 오는 2018년까지 국비 212억원과 군비 53억원을 들여 하루 35톤을 처리할 수 있는 소각과 매립시설을 안좌면 한운리 일원 5만8793㎡에 건립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안좌면 주민들은 해양쓰레기 소각장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주장하며 해양폐기물 처리장시설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전라남도는 신안군이 안좌면에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해양폐기물 종합처리장설치사업이 부적정하게 추진됐다는 감사결과를 전하며 관계 공무원 11명에 대해 무더기 징계 및 훈계처분을 요구했다.

신안군은 즉각 재심의 요청과 행정소송 등을 진행한다며 반발한 상태다. 전남도의 감사 결과에 따르면 폐기물시설은 군관리계획 시설로 결정 후 추진해야 하며, 입안할 때 주민과 군의회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신안군은 군 관리계획 시설 결정을 하지도 않은 채 실시설계와 편입부지 매입 등 사업을 추진하는 등 군관리계획 변경을 소홀히 했다.

또 전략환경영향평가 역시 영향평가 초안을 주민공람, 설명회, 공청회 등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1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져 바다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신안군에게 해양쓰레기는 가장 큰 골칫거리다. 매년 북서계절풍의 영향으로 중국에서 밀려오는 해양쓰레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제시 역시 마찬가지다. 거제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4년 평균 해양쓰레기 발생량은 총 2532톤이다. 일반쓰레기 506톤, 폐부자 362톤, 어업폐기물 614톤, 초목류가 1050톤이다.

해양쓰레기 발생량의 약 85%가 수거되고 있는데 4년 평균 수거량은 2153톤이다. 문제는 수거된 폐부자를 제외한 나머지 해양폐기물은 타 지자체로 이송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해양폐기물을 처리하는 시설이 거제시에 있지 않아서다.

해양폐기물 처리시설 건립은 부지확보와 민원해결, 환경오염 등 많은 문제점을 해소해야 한다. 당장 효성기업이 장평동 옛쓰레기 소각장 부지에 거제시 산업·해양폐기물 종합처리장을 건설하겠다며 주민설명회를 개최하자 장평동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쓰레기 처리시설은 공공재다. 이 때문에 개인기업이 사업에 나서는 것 보다 행정이나 공기업이 사업을 추진해야 공익성을 담보로 명문을 내세울 수 있다. 이는 주민설득에도 일정부분 도움이 된다. 산업·해양폐기물 종합처리장이 꼭 필요한 시설이라면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만들어진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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