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석 칼럼위원

▲ 김한석 전 거제문인협회장

정유년 새해가 시작됐지만 어쩌다가 대통령의 신년사가 없는 나라가 돼 버렸다. 소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말미암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추가 지난해 12월9일 국회에서 가결돼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고 결국 대통령의 대내외 공식 업무가 정지됐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의 귀추를 헌법재판에 맡기고는 있지만 국정의 차질과 사회·경제의 난제는 물론 민심의 불안과 혼란 상태를 추스르고 다스려야 할 질서는 명확하지 못하다.

학생들은 돈에 대한 부러움이 아니라 정유라의 부정입학에 대한 분노를 쏟아낸 것이다. 청년들은 노력이 통하지 않는 입신의 허구적 사실에 통분한 것이다. 시민들은 희망을 짓밟는 '갑질'의 행패에 항거하고 우리 국민 모두는 국익을 훼손하는 지도자에 대한 채찍의 뜻으로 촛불집회는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고 있다.

민의의 정의로운 양심이 보장될 때까지, 온 국민이 공명정대한 나라의 반석을 깔기까지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숭고한 국민적 함의(含意)에 함부로 정치판이 뛰어들어서도 안 되며 다른 목적으로 선동하거나 포퓰리즘으로 인도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나라의 발전은 세계 속에서 신뢰가 주축이 돼 이뤄지는 것이라면 인류의 근간인 인사부터 떳떳이 세계정상과 나누는데도 빠짐이 없어야만 국가 브랜드가 상승하고 먹고 살길이 생긴다고 할 수 있다.

세상이 이렇듯 무기력하게 된 데는 신년사를 할 수 없게 된 대통령부터 소통부재와 공직누수로 자초한 원인이 많겠지만 이른바 비선 세력의 틈새를 고위 공직자가 막지 못하고 본분을 저버린 점 등은 다분히 국난을 초래하는 뇌관이 되고 말았다.

생활의 어려움을 말할 때 가계 빚이 한 사람 당 2400만원이라 함은 온 가족이 당장 굶든지 갚든지 해야 할 생활고를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좌절과 사회불안에서 헤어나는 해법은 한 가지 제대로 숨 쉬는 운동부터 실천될 때 붕괴와 매몰의 악순환을 끊고 생명과 도약과 성장으로 일어서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사과하고 참회해야 한다는 것은 국민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이러한 각성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오히려 확실하고 튼튼한 씨앗일수록 작아도 온전한 생명이 되는 것을 우리들은 누구나 경험하고 있다. 타성과 관행을 취사선택의 합리로 고치고 추구해 도덕 윤리와 자조의 능력을 키워 그릇된 문화의 혁신이 필요하다.

나라를 떠내려가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해법은 올바른 숨쉬기로 바르게 사는 일이다. 혹시 이렇게 쉽고 가능한 일을 멀리 두고 살아오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오늘날 뇌(腦) 과학은 긍정의 호르몬으로 '세로토민' '옥시토신' 등이 정보화돼 습득됨으로써 사람들은 소신과 희망과 믿음을 가지며 창조의 일이 가능해졌다.

그 동안 국민 누구도 고뇌를 온전히 사랑했다고 할 수 없으며 우리들의 일상생활 역시 대의를 눈감은 채 원한과 분노와 실의를 앞세웠을 뿐 누구도 성실과 정직과 공명정대한 노력을 다했다고 볼 수 없지 않겠는가.

작금 우리의 현실은 문자 그대로 참담하지 않을 수 없다. 노력하고 희망한 순수가치보다 요행과 술수가 차지하는 비루한 선망(羨望), 나아가서 이러한 일들이 패거리와 당파를 짓는 지도자층의 이기적 발상이 돼서는 안 된다. 끝내 자성과 자중, 반성, 참회를 외면하는 풍조가 기득권으로 세력화돼서는 안 될 것이다. 촛불은 촛불의 고뇌를 겪고 횃불이 돼 마침내 태양의 대 융합으로 끝나는 날, 우리들의 올바른 생활터전이 올 것이다.

'사드'가 없으면 북한이, 나아가서 중국이 한국을 도와준다는 보장이 있나? 북한 폭력에 맞서는 핵의 보유가 안 되면 이를 막아내야 한다. 6.25를 북침이라고 내세우는 기만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미국은 자기나라의 주한 병력을 철수하는 방법으로 한반도의 상대적 초토화도 안중에 두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이 바른 논리다. 이러한 인식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보다 더 철저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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