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훈 칼럼위원

▲ 송훈 거붕백병원 산부인과 과장

많은 여성들이 폐경을 여성성의 상실과 급격한 노화 단계로의 진입이라는 부정적 의미로 받아들인다. 따라서 우울증 등의 정신과적 증상이 동반돼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되는 경우가 많다.

폐경이란 난소의 기능이 중단됨으로서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더 이상 이뤄지지 않아 월경이 영구적으로 중지되는 것을 말한다. 폐경은 대개 50세 전후에 1년간 월경 없는 상태가 지속되는 자연 폐경과 수술이나 항암·방사선치료 등으로 초래되는 유도 폐경 두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자연 폐경의 경우 1년간 월경이 없는 경우 진단할 수 있으며, 대개는 월경이 불규칙해지는 기간인 폐경주변기를 먼저 거치게 된다.

폐경 여성 5명 중 4명꼴로 아주 흔하게 폐경 증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안면 홍조 증상이 가장 흔하면서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이고 열감·두근거림·식은땀·건망증·우울증·불면증·짜증감·관절통·근육통 등의 증상이 초기에 보인다.

나중에는 피부건조감·빈뇨·요실금 및 성기능 장애 등의 증상이 올 수 있으며 만성적으로는 골다공증이나 치매 등의 질환이 올 수가 있다. 물론 개인마다 증상의 심한 정도는 차이가 있으며 다음과 같은 방법을 통해 폐경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술·커피·콜라와 같이 카페인이 든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고 맵고 짜거나 뜨거운 음식도 되도록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두유·두부 등의 콩으로 만든 음식은 폐경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며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뼈 건강에 좋은 비타민 D와 칼슘이 함유된 음식(말린 버섯·계란 노른자·고등어·연어·간·뱅어포·달래·시금치·참깨)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걷기·조깅·댄싱·요가 등과 같은 뼈에 무리가 가지 않는 가벼운 운동을 자주 하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긴장 풀기, 가까운 지인과 감정 변화에 대한 대화 나누기 등도 도움이 된다.

호르몬 약 복용은 안면홍조·식은땀 등의 혈관운동증상에 큰 효과가 있다. 또 관절통 및 근육통·감정의 변화·수면장애·성기능 장애와 같은 증상을 개선시키며 뼈가 약해지는 것을 예방해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률을 감소시키는 등의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 40세 이전에 폐경이 되는 조기 폐경 여성에서도 호르몬 치료가 사용된다.

실제 진료실에서 갱년기 및 폐경기 여성과 상담하는 과정에서 호르몬 약 복용을 막연히 기피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단순히 '호르몬약이 몸에 안 좋다' 또는 '"유방암이 생긴다' 등이 그 이유인데, 이러한 치료법에 대한 과장된 두려움 및 오해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아 심한 고통을 겪는 안타까운 경우를 흔히 접할 수 있다.

개개인의 과거력 및 특성을 담당의사와 개별적인 면담을 통해 개별화된 진료를 받음으로서 득과 실을 고려해 최적의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중년 여성들이여! 이제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 폐경이라 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며 고통스러운 것도 아니다. 최근에는 폐경이라는 단어보다는 여성으로서 완성됐다는 의미인 '완경(完經)'이라는 단어를 쓰는 경우도 있다.

그런만큼 본인의 변화에 대해 가족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도움을 받아야 하며 적절한 치료로서 삶의 질을 개선시키고 나아가 새로운 삶을 설계할 수 있는 인생의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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