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거제대교를 지나 국도14호선을 이용해 고현방면으로 향하다보면 장평육교 인근 신호등에서 거제의 미적 감각을 만날 수 있다. 오거리 앞 분수대를 중심으로 조성된 조형물은 부처님 오신 날, 크리스마스 등에 맞춰 옷을 갈아입는다. 이 조형물들은 거제시에서 시기에 맞춰 지원금을 줘 조성하거나 주도적으로 조성하기도 한다. 문제는 조형물의 질이다.

김형진씨(46·고현동)는 최근 이곳에만 오면이 조형물이 아예 보고 싶지가 않다. 도로 옆을 환히 밝히고 있는 조형물이 촌스럽기 때문이다. 물론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도대체 어디서 그런 문안에다 그림과 전구를 구해 오는지 의아하다. 비교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가까운 통영시의 입구만 보더라도 그렇다.

통영시 초입에 설치돼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는 아름답기까지 하다. 통영시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들이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렇게 멋진 걸 세워 놓을 수도 있구나 싶다.

통영시가 문화의 도시라서 예쁜 것이고, 관광의 도시라서 예쁜 것이라고 애써 변명하려 해도 두드러지는 시각적 차이는 어쩔 수 없다. 크리스마스 조형물만 놓고 본다면 거제시는 관광이라는 명함을 내밀면 안될 것만 같다.

김씨는 "11월 중순 세워진 크리스마스 조형물을 보고 놀랐다. 낮 시간이라 전구에 불이 켜져 있지 않아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응답하라1988' 도 아니고… 폄하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누가 봐도 형식적인 트리의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고현동 초입은 거제의 얼굴이기도 하다"며 "관광거제라는 말을 달고 있지만 관심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내 집안의 작은 소품을 바꿀 때도 이곳저곳에 붙여보고 생각하고 고민한다"면서 "거제시에서 조형물에 내세울 디자인에 대해 한번쯤은 훑어보고 의논을 해 봐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김씨는 "사치로 보일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이런 것 하나하나가 그 도시의 수준을 표현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옆 도시는 무엇으로 어떻게 주도해 가며 관광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행정을 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배워가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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