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봉유치원 신설 가시화
민원문제로 착공 미뤄져
공기 길어질 경우 확보된 국비 60억원 회수될 수도

옥포동 공립유치원 설립이 가시화됐지만 유치원 진입도로 개설에 대한 민원 때문에 착공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져 학부모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유치원학구인 거제 2권역은 옥포1‧2‧아주·장승포‧능포동으로 매년 공‧사립 유치원 진학예정 어린이보다 수용가능 인원이 50%가 채 안 돼 공립유치원 신설 요구가 빗발쳤다.

이 같은 요구에 따라 거제교육지원청(교육장 김범수)은 최근 3년 동안 교육부 심사와 사립 유치원·어린이집 설득을 통해 국비 60억원의 지원을 받아 단설유치원인 (가칭)사봉공립유치원 신설을 결정했다.

사봉공립유치원은 거제시에 건립되는 2번째 단설공립유치원으로 옥포동 1119번지에 특수학급 1학급 포함 총 10개 학급, 200여명의 어린이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신설될 예정이다.

하지만 유치원 공사가 시작되기도 전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제기로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사봉공립유치원 위치상 도로개설이 선행된 뒤 신설공사가 진행돼야 하는데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도로개설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주민들은 소음과 분진, 발파 등으로 인한 피해를 이유로 개설도로 노선변경, 발파불가 및 소음‧분진 대책 마련, 지하수 오염 대책 등을 먼저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옥포2동 주민 정모씨(49)는 “아이들의 교육시설 설립도 중요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주거권 보장도 중요하다”면서 “도로개설 공사로 인한 각종 문제에 대한 대책을 거제시와 시공사 측에서 제시하지 않으면 물러설 수 없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도로개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공기가 길어질 경우 유치원 설립을 위한 국비가 물 건너갈 수도 있다는 점이다. 거제교육청 관계자는 “국비의 경우 내년 예산으로 확보한 상태”라면서 “자칫 유치원 공사가 2018년으로 미뤄진다면 현재 확보한 국비는 몰수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도로 시공사 측 관계자는 “사업비는 확보돼 있지만 민원이 해결되지 못해 착공할 수 없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거제시와 협력해 빠른 시일 내에 착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옥포2동에 주민의견 수렴을 요청한 상태”라면서 “인근 주민들과 충분히 의견을 주고받은 뒤 최선의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거제지역 공립유치원 수는 총 29개소로 사립유치원보다 1개소 많다. 하지만 공립유치원 29곳 중 28곳이 병설유치원으로 단설유치원은 단 1곳뿐이다. 2016년 기준 거제지역 유치원생 5527명 중 82%의 원생들이 사립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의 회비가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80만원 가량 차이가 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공립유치원 유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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