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의 딜레마는 서로 협력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불신하여 가장 나쁜 결과를 가져오게 만드는 모형이다. 공범인 두 사람의 범죄자를 체포했다. 심증은 확실하지만 물증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두 사람의 자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경찰은 두 사람을 각각 독방에 수감하고 서로 다른 취조실에 격리시켜 심문한다. 만일 두 사람이 같이 묵비권을 행사한다면 증거불충분으로 두 사람 모두 6개월만 복역하게 되지만, 범죄사실을 인정하면 두 사람 모두 징역 5년 형에 처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은 순순히 범죄를 털어 놓을 리가 없다.

어떻게 해서든 이들로부터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서 수사관은 두 사람에게 협상을 시도한다. "만일 당신이 자백하고 상대가 묵비권을 행사한다면 당신을 조건 없이 풀어주겠지만, 반대로 상대가 자백하고 당신이 묵비권을 행사한다면 당신은 징역 5년에 처해질 것이다." 여기서 죄수는 딜레마에 빠진다. 자백이 유리한지 묵비권이 유리한지를 저울질하기 시작한다. 상대가 자백하지 않고 자기만 자백하면 최선의 선택이겠지만, 만일에 자기는 입을 다물고 상대가 자백하게 된다면 혼자서 다 뒤집어쓰고 징역 5년을 살아야 한다.

두 사람이 묵비권을 행사하면 6개월만 살면 될 것을 두 사람은 모두 자기에게 유리한 자백을 선택하게 되고 두 사람은 최악의 결과인 징역 5년을 살게 된다. 1992년 수학자 앨버트 터커가 죄수의 유죄인정 협상에 적용하면서 '죄수의 딜레마'라는 이름을 붙였다.

온 나라를 촛불민심으로 뒤끓게 만든 '최순실 게이트'의 주역들은 교묘한 방법으로 자신의 혐의에 대하여 입을 다물거나 증거를 숨기기에 바쁘다. 이들은 조금이라도 이 사건에서 멀리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동안 수사의 단서는 확보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공범들의 균열은 '죄수의 딜레마'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이미 그들은 '책임 떠넘기기'라는 자기계산에 빠져 엇갈린 진술을 하는 동안 수사는 진실의 퍼즐을 맞춰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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